
つぼみのきもち
무연 초코
매년 2월에 이벤트가 있으면 팬 여러분들께 과자를 만들어 드렸습니다. 발렌타인 선물이죠. 쿠키, 컵케익, 마들렌 같은걸 만들었습니다. 이 시기가 되면 재료가게에 가서 뭘 만들까 고민하며 서성거립니다. 대량으로 만들어 랩핑하기 때문에 이벤트 전날까지 매일 밤샘작업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분은 한껏 들뜹니다. "빨리 주고 싶다~ 내일 기뻐해줄까나? 애시당초 내 이벤트에 와주긴 할까? 수제 과자를 기분 나빠하진 않을까?"하며 심장이 마구 두근거립니다. 완전히 사랑에 빠진 소녀상태죠.
저는 학창시절을 발렌타인 데이과 인연없이 보냈습니다. 친구도 거의 없어서 우정초콜릿 교환 같은 것도 안했고, 사랑에도 인연이 없어 좋아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건네며 고백한 적도 없습니다. 주위 친구들이 들쁜 마음으로 발렌타인 데이를 보냄에도 불구하고 저와는 인연이 없는 이벤트라고 인식하고 살았죠. TV에서 "세계적인 스타의 집을 공개!" 같은 방송을 보며 "아, 저런 사람도 있구나"하는 감정으로 친구들을 바라봤습니다. 저에게 발렌타인 데이는 그정도로 내 인생과 관계없는 이벤트였습니다.
어릴적 아버지에게 초콜릿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제 동생은 사교적인 타입이라, 동생에게 호의를 품은 여자아이로부터 "언니, xx군에게 이거 주세요"라며 초콜릿을 맡은 적도 몇번 있었습니다. 동생은 착한 아이라 선물받은 초콜릿을 항상 반으로 나눠 저에게 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초코를 준 여자아이 입장에선... 그걸 아무렇지 않게 먹은 저는 무신경했습니다. 지금의 저라면 그때 여자아이의 심경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텐데.
내게 주는 선물
정말 남 일 같았습니다. 발렌타인을 의식하게 된건 처음으로 남성과 교제했을때부터. 그 때 조차도 팬 여러분들께 줄 과자를 만들때 만큼의 두근거림은 없었습니다. 지금이 훨씬 더 즐겁습니다. 이래저래 썼는데, 발렌타인 데이 자체는 엄청 좋아합니다. 이 계절 백화점, 수퍼에 나타나는 초콜릿 판매대. 그걸 보면 저에게 상주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달콤한 냄새가 나는 아름다운 초콜릿을 차례대로 바라보며 자신을 위해 구입합니다. 화장품 판매대에서 물색하는 것과 같은 감각이죠. 반짝반짝 빛나는 달콤하고 귀여운 물건을 입안에 넣고 싶다는 욕구. 아아, 발렌타인 데이 에피소드가 하나도 없는 제가 한심하네요. 연애면에서 너무 약합니다. 올해는 팬이벤트도 취소됐고, 북적거리는 초콜릿 판매장에도 갈 생각이 없으니 발렌타인 데이는 완전히 패스입니다. 누군가에게 초콜릿을 줄 예정도 없으니, 만들 계획도 없죠. 츠보미 외로워요!! 라고 생각했는데, 팬 여러분이 사무소를 통해 저에게 오븐을 보내주셨습니다. 생방송으로 과자나 만들어 볼까요? 분명 재밌을겁니다. 올해도 외롭지 않아!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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