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젊은 세대에게 자민, 유신은 혁신정당. 입헌, 공산은 보수정당








타치바나 아키라





7월 참의원 선거는 자민, 공명의 여당이 과반수를 상회했지만, 일본유신의 모임과 합친 "개헌세력"은 헌법개정 발의에 필요한 의석수 3분의2에 도달하지 못했다. 자민은 8개 선거구에서 현직의원이 낙선했다. 유권자는 아베 정권의 안정적인 장기집권은 평가하지만, 모든걸 신임하는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아베 수상은 헌법개정에 속도를 낼 생각이지만, 대부분의 국민은 개헌에 관심이 없기에, 앞으로 전도다난이 예상된다. 반면 야당도 힘들다. "연금 2000만엔 부족문제"에 공세를 퍼붓고 싶지만, "소비세 증세 반대"과 앞뒤가 맞지 않기에 일관된 주장을 펴기 힘들다. 고령자의 관심은 현재의 연금수입을 지키는 것이다. "증세하지 않으면 사회보장 재원이 고갈된다"는 주장을 뒤엎기 힘들다.





나는 오히려 일본 사회는 좌경화하고 있으며, 우경화라고 불리는 것들은 일본인 정체성 주의라고 부르고 싶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게 증명되었다. 아베 정권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등의 노동개혁으로 연공서열, 종신고용이란 일본적 고용제도를 파괴했고, "모든 여성이 빛나는 사회를 만들자"라면서 여성이 육아와 가사를 전담하는 성역할분업을 부정, 사실상 이민정책이라고 불리는 외국인 노동자 확대 정책을 폈다. 이것들은 세계기준으로 봤을때 보수파들이 반대하는 좌파정책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의 득표가 줄어들지는 않았다.




상징적인 것은 한센병 환자의 가족과 한국인 강제징용자 문제를 다루는 태도의 차이다. 아베 수상은 선거전 한센병 환자 가족에 배상하라고 명령한 지방재판소의 결정에 항소하지 않는 좌파적 결단을 내렸다. 반면 한국에 대해선 반도체 재료의 수출 규제를 단행했다. 정부는 부정하고 있지만, 이는 누가 봐도 강제징용 배상을 요구하는 한국에 대한 보복이다. 여론조사를 봐도 한센병 환자 가족에 대한 사죄와 한국 강제징용자에의 사죄(배상) 거부는 둘 다 높은 지지를 받고있다. 위안부, 강제징용자로 식민지 시대 역사문제를 언급하는 한국의 반일은 "일본인이란 정체성"을 건드렸지만, 그 외에는 좌파정책을 써도 상관없다는 말이다. 고노 타로 외무대신은 원자력 발전소 폐지를 주장하는 등 자민당 내에선 상당한 진보 인사지만, 강제징용 판결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하게 비판하자 지금 넷우익들로부터 강한 지지를 받고있다.






교도통신 출구조사에서 18세~30세의 투표행동만 놓고보면 개헌세력의 의석은 3분의2을 넘겼다. 아베 정권이 일관되게 젊은이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건 분명하다. 수많은 의식조사를 살펴봐도 일본 젊은이들의 가치관은 부부별성, 동성혼, 외국인 노동자 포옹 등 고령자보다 훨씬 좌파적이다. 이러한 진보적 젊은이들이 지지하니까 자민당, 유신은 개혁정당이고, 오히려 상대적으로 고령자들이 투표하는 입헌민주, 공산당이 보수정당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이런 역전현상에 대해 여러번 썼는데, 이번 선거로 내 주장이 맞다는게 증명되었다.








덧글

  • 명탐정 호성 2019/08/13 13:09 # 답글

    한국 정부가 1965년 일본 정부의 돈을 받는 조건으로 징용공, 위안부에게 배상하기로 했는데

    한국 정부가 그걸 어기고 국제법 위반 판결을 내리고 일본 기업 자산을 압류,

    여기서 일본 정부가 다시 보상을 하면 국제사회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이라서

    제3세계 국가들이 너도 나도 선진국에 거금을 요구할수있기 때문에

    안되는 것이지요

  • RuBisCO 2019/08/13 16:22 #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개인간의 사적 수준에서의 구상권을 90년대 까지는 일본 국회에서도 인정했습니다. 징용 자체가 불법이라는 것까지도 인정합니다. 다만 실질적인 보상으로 이어지지 않은건 해당 기업들은 전후 자이바츠/게이레쓰 해체를 통해서 해산되었기때문에 책임주체가 아니라는겁니다.
  • ㅇㅇㅂ 2019/08/16 10:45 # 삭제

    1. 박정희 정부는 군부 독재 정권이었고 당연히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의사도 묻지 않음. 즉 명분이 떨어짐
    2. 박정희 정부의 한일 협정은 '국가간 배상'을 인정했지 피해자들의 강제징용 개인 청구권까지 협의하지 않음.
    https://news.joins.com/article/21857905
  • 명탐정 호성 2019/08/16 13:13 #

    1. 외교,경제, 정치를 모르는 피해자들의 의사를 어떻게 반영하나요

    2. 그 책임 역시 한국 정부로 넘어왔습니다
  • 무지개빛 미카 2019/08/13 20:45 # 답글

    이제 그들에게 날아올 훌륭한 청구서가 기대됩니다.

    "징병영장"

    일본인들에게 징병영장이란게 뭔 의미인지 알긴 알련가?

    아배를 위시한 일본의 정계 및 우익들이 그토록 좋아하는게 제 5공화국, 즉 전두환 군사정권이란 걸 말이다.
  • 존다리안 2019/08/13 19:45 #

    근데 과거 프랑스,독일 등도 징병제 실시했었다는 게 함정....
    실은 일본의 병역제가 이상한 것 중 하나였어요. 사실상의 군대인데 군대로서의 대우를 못받았으니.... 그래서 평화헌법 싫어하는 경우들도 있었고...
  • 무지개빛 미카 2019/08/13 20:23 #

    그런 존다리안 님께 보여주고 싶은 것~

    https://bbs.ruliweb.com/best/board/300143/read/43601805

    한번 보시면 이 정도로 징병제라는 주제로 심도있는 토론을 하는 미국이 왜 세계제일의 군사국가인지 알겠네요,

    과연 한국이나 일본에서 이 정도의 심도있는 징병제에 대한 토론이나 공론화, 인문학적 논의가 있긴 있었나요?
  • paro1923 2019/08/14 00:19 # 삭제 답글

    우리나라 정치를 포퓰리즘이라고 하는 분들은, 일본 정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실런지... 제가 보기에는 저것이야말로 대중영합주의 그 자체라고 보여집니다만.
  • ㅇㅇ 2019/08/14 18:30 # 삭제 답글

    음 흥미롭게 읽었습니다만 크게 동의는 안가네요.
    정책 한두개로 보수정권이 아니다 라고 한다면 우리나라 보수정권들도 사실 좌파정권이라고 할수도 있죠. 이명박 박근혜 정권때도 좌파적 정책이 있었으니까요. 심지어 박정희때도 좌파적 정책이 있었죠.
    애초에 어느 특정 정책이나 성향이 좌파/우파적인지는 나라별로 조금씩 다릅니다. 가령 민족주의같은경우는 보통 우파적 성향이라고 생각되지만 우리나라에서 민족주의자들은 대부분 좌파진영에 있습니다. 그건 우리나라에서 좌우를 구분하는 가장 큰 기준이 북한에 대한 태도라서 그렇죠. 그외엔 보수진영에서도 좌파적 태도를 보이거나 진보진영에서도 우파적 태도를 보이는 부분들이 많지요. 그래서 우파인 한국당에서 카풀법을 반대하고 좌파라는 노무현대통령이 한미FTA를 하거나 하는 일이 있는거구요.
    일본도 좌우를 구분하는 가장 큰 기준이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태도라고 한다면 그외에 다른 부분에서 좌파적 성향이나 정책을 지지한다고 해서 보수가 아니다라고 하기엔 무리일거 같네요.
  • ㅇㅇㅂ 2019/08/16 10:38 # 삭제

    맞는 말입니다. 좌우문제는 단순 정책기조나 이데올로기로 구분되는 게 아니거든요. 사회와 역사 문제를 바라보는 방향부터 양쪽이 다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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