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오타쿠의 시대는 끝났다. 오타쿠 컨텐츠가 리얼충화되고 있다 영화



"너의 이름은"의 대히트가 어째서 사건일까? 세카이계와 미소녀 게임의 문맥으로 읽어보자


와타나베 다이스케(渡邉大輔)

http://realsound.jp/movie/2016/09/post-2675.html




신카이 마코토는 아니메계의 이질적 존재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 이 기록적인 대히트를 이어가고 있다. 공개 10일만에 이미 흥행수입 38억엔을 돌파했다고 하니, 이는 이미 2010년대 아니메업계에 있어 하나의 사건이라고 봐도 좋을것이다. 올해 여름은 수많은 의미에서 "헤이세이의 끝"을 실감할 수 있는 뉴스가 잇달았지만, 이 사건은 그야말로 명실공히 "포스트 지브리"의 신시대가 도래한 것을 실감케 했다.

더욱이 주목할 점은 이번 히트가 내용적으로도 스튜디오 지브리나 스튜지오 지도(호소다 마모루)처럼 남녀노소, 넓은층에 지지 받는 것이 아니라, 10~20대의 젊은층, 특히 여성층에 특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너의 이름은"을 둘러싼 현재의 붐은, 00년대부터 신카이 작품을 계속 봐온 현재 30대 관객들에겐 여러가지 감상깊은 점이 있을것이다.

신카이의 작품을 보는데 있어 먼저 짚어야할 키워드가 두가지 있다. 하나는 세카이계, 또 하나는 미소녀 게임이다.

이 두 키워드는 후술하는 바와 같이 서로 관계있으며, 흔히 말하는 제로년대(2000년대) 오타쿠계 컬쳐의 본질을 살펴보는데 있어 절대로 빼놓을 수 없다. 즉, 신카이 마코토라는 애니메이션 작가의 독창성, 새로움을 이해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것은 그가 00년대라는 고유한 시대, 그리고 아니메 이외의 오타쿠계 컨텐츠라고 하는 고유영역과 교차되는 지점에 출연한 이레귤러의 재능이라는 점. 그렇기 때문에 예를 들면 지브리(미먀자키 하야오, 다카하타 이사오)에서 오시이 마모루, 안노 히데아키를 거쳐 호소다 마모루에 이르는, 전후 일본 아니메사의 정통문맥과 레거시를 거의 공유하지 않는, 즉 아니메계의 이질적 존재라는 사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기 때문에 이번 "너의 이름은"의 역사적인 대히트는 한편에선 일본 아니메사에 있어 커다란 절단을 의미하며, 다른 한쪽에선 신카이 개인의 경력에 있어 매우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신카이 아니메를 떠받치는 세카이계와 미소녀 게임

그럼, 먼저 당시의 상황을 모르는 젊은 독자를 위해, 흐름을 간단히 소개한다.

신카이의 출세작이 된 자주제작 애니메이션 작품 제2탄 "별의 목소리"(2002년작)는 오늘날 아니메 업계에서 주로 이하의 두가지 부분에 있어 평가되었다. 먼저 대부분의 작업을 신카이 혼자해냈음에도 높은 퀄리티를 획득한 신세대의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금자탑이라는 점. 그리고 두번째는 흔히 말하는 세계이계 작품의 대표작 중 하나라는 점이다.


세카이계는 주로 00년대초부터 전반에 걸쳐 아니메, 만화, 라이트노벨, 노벨게임 등 오타쿠계 컨텐츠에 유행했던 고유의 이야기 유형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것들은 흔히 말하는 "이야기의 주인공(나)과 그가 좋아하는 히로인(너)와의 2자관계를 중심으로 한 작은 일상성(너와 나)의 문제와 세계의 위기, 세상의 종말이라는 추상적인 비일상적 큰문제가, 구체적, 사회적인 설명묘사(중간항)가 개입될 여지없이 소박하게 직결되는 작품군"으로 정의된다. 더 간단하게 말하면 "자의식과잉의 히키코모리, 교외에 사는 헤타레 남자가, 저 먼곳에서 싸우는 좋아하는 여자에게 마음을 품으며, 주저리주저리 자기 이야기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현대 일본의 서브컬쳐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걸작 아니메 "신세기 에반게리온"(1995~96년)이 쌓아올린 수많은 이야기 유형과 상상력을 직접적으로 계승했다고 하는 세카이계 작품은 당시 하이틴에서 30대 전반까지, 나 자신을 포함한 흔히 말하는 "로스 제네레이션" 라고 불리는 세대의 남성 오타쿠들에게 강한 지지를 받았다.

더욱이 그런 세카이계 작품들이 유행함과 거의 같은 시기에, 로스제네 세대의 남성오타쿠들 사이에 유행했던 것이 미소녀 게임이라는 컨텐츠이다.

미소녀 게임이란, 플레이어가 시점인물(남성)이 되어 화면속에 등장하는 여러 아니메풍 미소녀 캐릭터들과 분기루트별로 연애 등을 즐기며, 종종 포르노적 표현과 전개도 즐기는는 컴퓨터 게임. 이것은 주로 90년대 후반부터 00년대 전반에 걸쳐 독자적인 발달을 거쳐, 때로는 갸루게, 에로게라고 불리며 기본적으로 포르노 미디어로서의 요소를 많이 포함한 물건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 독자적인 이야기 표현과 시스템이 주목받아, 이것도 00년대의 서브컬쳐 표현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예를 들면 당대 굴지의 베스트셀러 작가 니시오 이신 등, 미소녀 게임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 크리에이터들은 적지 않고, "게임적 리얼리즘의 탄생"의 아즈마 히로키나 "불가능성의 시대"의 오사와 마사치처럼 미소녀 게임을 진지하게 논한 저명한 지식인도 다수 있다. 그리고 알려진 것처럼 미소녀 게임과 에로게, 그리고 그에 상당하는 동인노벨게임 라이터에서 출발해 훗날 일반 아니메 작품과 히트작을 내놓는 유명 크리에이터들도 다수 등장했다. "Fate/stay nigh(2004년)"의 나스 키노코, "쓰르라미 울적에(2002~08년)의 용기사07,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2011년)"의 우로부치 겐, 그리고 "Charlotte(2015년)"의 마에다 준... 등등. 즉 미소녀 게임은 원래는 언더그라운드적인 포르노 미디어였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곳에서 걸출한 재능이 나타났고, 현재는 팝컬쳐의 동향을 생각할때 매우 중요한 컨텐츠가 되었다. 더욱이 애니화된 마에다의 대표작 "AIR(2000년)" 등은 나키게라고 불리며 일부 갸루게 중에서도 세카이계 작품으로 평가되었다. 이것이 바로 신카이가 데뷔했을 때의 오타쿠 컬쳐의 풍경이었다.


자, 이제 신카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요는 신카이는 당초, 그야말로 상기한 문맥에서 등장한 크리에이터이다. 작품은 세카이계의 대표작으로 평가되었고, 실제로 "너의 이름은"은 공개직후 대담기사에서도, 한때 자기작품의 관객은 "20~30대의 남성"이 중심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 히트에서 다시 주목되는 점이, 신카이 역시 원래는 "갸루게 출신" 크리에이터라는 점이다

알려진 것처럼 그는 대학졸업 후, 게임제작회사 "니혼 팔콤"에 다녔으며, 활동초기에 minori라는 에로게 브랜드에서 발매된 Wind -a breath of heart-(02년)과 하루의 발소리(04년) 같은 18금 게임의 오프닝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04년에는 아즈마씨가 간행한 "미소녀 게임의 임계점" 이란 미소녀 게임을 다룬 동인논평집에, AIR를 모티프로 한 표지 일러스트를 제공하기도 했다. (참고로 이 동인지에는 우로부치 겐도 등장했다)

어찌됐건, 자신의 공식사이트 필모그래피에 "갸루게 시절"의 정보나 동영상을 아직도 업로드하고 있는 점을 봤을때, 신카이 자신도, 아니메계에서 일정 이상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현재도, 자신의 작가로서의 언더그라운드적 출신을 비교적 드러내고 있다. 예를 들면 "별의 목소리" 공개당시의 그의 발언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내가 지금까지 만들어왔던 CG애니메이션는, 갸루게 오프닝과 똑같은 방법으로 만들었다. 뿌리라는 의미에서 역시 CG나 갸루게일까나, 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니메쥬, 2002년 10월호)

신카이는 본래, 아니메가 아니라 00년대의 게임업계의 사람, 그것도 포르노 미디어쪽에서 활동을 시작했던 작가이며, 이는 당연히 토에이 애니메이션 출신의 미야자키, 호소다, 파격적인 오타쿠적 교양인 안노와도 스탠스가 결정적으로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논평가 이이다 이치시가 유레카 9월호의 논고에서 지적한것처럼, 신카이를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 포스트 호소다 마모루라고 부르는 것은 이상하다). 이런 일련의 사실은 지금, "너의 이름은"을 볼때 아마도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너의 이름은"의 미소녀 게임적 구조


내가 "너의 이름은"을 시사회에서 봤을때 첫인상은, 이건 "세카이계와 미소녀 게임이라는 자신의 작가적 출신의 자각하고 회귀하고 있다"와 동시에 "그 이후의 시대변화에 잘 올라탄 작품이다" 라는 것이었다.

우선, "君の名は"의 이야기 구조와 영상표현은 그 자체가 매우 (미소녀) 게임적이다. 예를 들면 영화 초반부분의 시퀀스에서부터 여실히 드러난다. 첫부분을 대충 요약하면, 시골에 사는 여고생 미야미즈 미츠하와 도시에 사는 남고생 타치바나 타키가 시공을 뛰어넘어 꿈속에서 서로의 육체가 바뀐것부터 시작하는, 사춘기 러브 스토리. 시간적,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진 주인공은 잠든 사이에는 서로의 몸이 바뀐 것을 점점 깨닫게 되지만, 잠에서 깨면 언제나 바뀐 상태의 기억은 사라진다.

주제가와 타이틀이 나온 다음, 영화는 먼저 미츠하와 몸이 바뀌고 잠에서 깨어난 타키를 그린다. 2층의 방에서 눈을 뜨고 잠옷아래에 익숙치 않은 가슴을 내려보는 POV샷을 넣는다. 그후 몸이 바뀐 것을 눈치채 놀라면서 일련의 모습이 전개. 이어 교복을 입은 미츠하가 아랫층의 할머니와 여동생이 아침을 먹는 거실로 내려간다. 샷이 연속되기 때문에 처음에 관객은 착각하게 되는데, "언니, 어제 이상했어" 라는 여동생의 대사가 들어가기 때문에 이건 미츠하가 기억을 잃고, 자신의 몸에 돌아간 뒤의 장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찌됐든, 위와 같은 초반 시퀀스의 이어짐에서 상징되는 것처럼, "너의 이름은"의 장면전개방식은 모두 미츠하, 타키, 등장 캐릭터 중 누군가의 시점=의식에서 보고 있는 매우 "주관적인" 샷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판타지 싫어하는걸로 잘 알려진 리얼리스트 타카하타 이사오가 작품의 모든 시퀀스를 철저하게 3인칭객관샷만으로 구성하는 애니메이션과는 대조적이다. (그야 타카하타는 신카이 작품에 부정적일터)

그리고 말할 필요도 없이 이런 연출은 이야기의 키포인트인 미츠하와 타키의 신체교환에 관련되는 "기억상실"의 모티프와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예를 들면 이야기 논평가인 사야와카는 이런 기억상실의 주제에 대해 아니메라는 장르 특유의 도상기호성에 주목해 논하고 있다. 하지만 내 생각으로는 오히려 비교해야할 대상이 굳이 어느쪽인가 하면, 바로 "미소녀게임"의 시스템쪽이라고 생각한다.

방금전에 말한 것처럼, 미소녀게임, 소녀게임을 포함한 노벨게임의 구조는 시점 플레이어의 주관샷에서 본 영상이 디스플레이에 표시되고, 플레이어는 배경화의에 일러스트로 등장하는 여러 이성캐릭터와, 각각의 연애루트로 분기되는 선택지를 고르며 즐긴다. 그리고 연애가 성취(공략)되면 트루엔드, 실패하면 배드엔드라는 결말에 다다른다. 이런 과정의 직선적인 이야기는 수없이 리셋되며, 사실상 끝없이 루프된다는 게임 특유의 비직선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런 플레이어와 작중 캐릭터의 시점이 구조적으로 분리돼, 역행적으로 표현되는 가능세계 = 세계선 사이를 루프적, 평행적으로 이동하는 이야기 표현과 리얼리티는 아즈마 히로키가 "게임적 리얼리즘" 이라고 부른것으로 00년대 이후, 국내외를 불문하고 매우 유행했다. 일본의 오타쿠계 컨텐츠 문맥에서 말하면, 헐리우드에서 영화화도 된 "All You Need Is Kill(2004년)", 사회현상까지 된 라이트 노벨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2003년)" 호소다 마모루의 아니메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06년)" 그리고 신보 아키유키 감독의 아니메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등 여러개를 꼽을 수 있다. 또한 이와 관련된 게임적 리셋 = 기억상실의 이야기도, 동시에 여러개가 만들어졌다. 대히트한 한국연애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04년)"가 전형적이다. 하지만 "너의 이름에서는" 서로 얼굴과 손에 문자로 메시지를 기록해 남기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메멘토(00년)을 생각나게 하는 부분이다.

또한 이런 "기억상실적"인 주제는 작중 다른 곳에도 보인다. 예를 들면 미츠하의 생가인 미야미즈 신사에서 행해지는 풍양제 춤의 유래가, 오래전에 일어난 대화재로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지금에는 자세(形)만이 남았다는 설정도 역시, 기억상실적이다. 또한 클라이막스에서도 미츠하가 붉은 끈을 가츄샤로 머리에 메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모습은 나 같은 세대의 오타쿠가 보면 십중팔구 스즈미야 하루히를 떠올릴 것이다. 즉 여기에도 게임적 구조를 지닌 선구작 "하루히"에 대한 표현이 숨어있는걸지도 모르겠다.



"원점회귀"가 된 작품

알다시피 "너의 이름"의 이야기는 플레이어가 감정이입하는 작중 캐릭터가 보는 가능세계(세계선)가 1회마다 리셋되고 계속 루프하는 노벨게임적 구조가 여실히 나타난다. 이야기의 후반과 결말에는, 궤도를 벗어난 티아메트 혜성이 이토모리마을(糸守町)에 낙하해, 마을사람들이 모두 사망하는 운명을 맞이한 미츠하를, 타키가 시공을 뛰어넘어 구하려는 전개가 펼쳐진다. 노벨게임적 시점으로 봤을 때 이 영화는, 게임 플레이어가 히로인이 죽는 배드엔드의 가능세계(게임루트)에서 수없이 리플레이를 반복해, 두사람이 살아 재회할수 있는 트루엔드에 달하기까지의 게임공간으로 볼수있다.

이 영화에서 보이는 이런 게임적 특징은, 이번에 곳곳에서 신카이와 교류를 나눈 이와이 준지 작품에서도 공통된다. 사실 나는 "이미지의 진행형"에서도 이미 말했지만, 이와이 역시 TV드라마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93년)"과 영화 "하나와 앨리스" 등 매우 미소녀 게임적인 구조와 모티프가 된 작품을 만들었다. 또한 그외에도 이와이와 신카이는 역광표현을 다용한 섬세한 영상표현, 음악의 효과적인 사용, 한쪽은 뮤직비디오, 한쪽은 컴퓨터 게임에서 영화와 애니메이션이라는 각기 다른 분야로 진출해, 성공했다는 경력에서도 공통점이 많다

"너의 이름은" 은 게임적이라기 보다는 어디까지나 미소녀게임의 장르적 기억을 농후하게 지고 있다. 예를 들면 미츠하가 여동생에게 자작 저작술을 팔면 되지 않냐고 놀림받는 순간에 그녀의 뇌리에 떠오른 "여고생 비지니스적" 광고 이미지가 삽입되는 연출 등은 적어도 "상쾌한 청춘 러브스토리 아니메"라는 틀에서는 벗어난 요소라고 느꼈다. 신카이는 이 영화에 누구나가 안심하고 볼 수 있는 가족용 작품을 지향하는 지브리나 호소다 아니메에서는 배제되는 섹슈얼한 연출도 피하지 않고 넣고 있다.

이 영화의 심부에서 상정해야할 점은 신카이의 출신성분, 00년대의 미소녀게임 장르적 상상력이다. 너의 이름은의 이야기는 서술한 바와 같이, "별을 쫓는 아이들(11년)", "언어의 정원(13년)"과 같은 최근작품과 다르게, 확연히 과거의 세카이계라고 불린 초기작품군으로 다시 회귀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는 너의 이름은은 신카이가 자신의 '정통적 아니메사적 문맥에서 멀리 떨어진 특이한 창조적 출신성분'을 의식하고, 명확히 원점회귀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질적인 "국민 애니"의 탄생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의 엄청난 너의 이름은 현상에서 흥미로운 점은, 과거 "10~30대 남성 오타쿠"를 주요소비층으로 삼고, 심지어 남성용 포르노미디어 무비제작에도 관여한 신카이가, 명확히 과거의 이야기적, 장르적 기억으로 원점회귀한 이 작품이 세카이계도 미소녀게임도 전혀 모르는 "10대 여성관객"을 중심으로 전대미문의 대히트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매우 닛치한 팬들용으로 마이너한 장르에서 출발한 작가의 원점회귀 작품이 파격적인 메이저성=국민성을 획득했다. 여기에는 많은 뒤틀림이 숨어있다.

실제로 "너의 이름은"은 여러번 말한대로 이야기적으로도, 연출적으로도 지브리나 호소다 아니메같은 국민 애니, 가족용 애니를 명확히 지향하고 있지 않다. 또한 한때 우리 남성관객들이 지지했던 세카이적 세계관과 설정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영화를 봤을때, 결정적인 위화감을 느꼈다. 본작은 표면적으로는 세카이계이면서도, 어딘가 세카이계와는 달랐다.

그건 아마도 주인공 타키가 세카이계의 헤타레 남자와는 다른 주체적으로 행동하고 운명을 바꾸려고하는 리얼충적인 캐릭터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주인공 모델의 변화는 최근 오타쿠계 컨텐츠에서도 종종 보인다. 예를 들면 "초속5센티미터"의 세카이계 비인기 주인공 타카키와 "너의 이름은"의 리얼충 주인공 타키의 차이는, 구에바의 주인공 이카리 신지와 신극장판 신지의 캐릭터 차이로 대응된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세카이계 아니메이면서도 어딘가 우리들이 봤던것과는 다른, 세카이계가 아닌 아니메이기도 하다. 어쨌든 신카이는 이런 마이너 체인지를 거듭해나가, 이번에 가족용 아니메 제작의 방식이 아니라도, 국민적 규모의 대히트 아니메를 만들수 있다는걸 증명했다. 이게 바로 이 영화의 획기적인 점이다.

이 영화는 한때 미야자키 하야오의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84년)", 혹은 안노의 "신세기 에반게리온"처럼 확실히 일본 아니메의 역사를 바꾸었다. 하지만 이는 계승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결정적인 단절에 가깝다. 일본 아니메의 이단아 신카이 마코토가 만든 신작은, 말그대로 일본 아니메의 완전한 이질적 걸작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이런 이단아라는 예외가 오리진(기원)이 되어 새로운 일본 아니메의 역사가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핑백

덧글

  • 각시수련 2016/09/13 23:06 # 답글

    와 더럽게 기네 ㅋㅋㅋㅋ 요약하면

    1. 신카이 마코토의 출신성분. 00년대 덕후들에게 유행했던 세카이계와 미소녀 게임.
    2. 이번 작품에서 그는 자신의 출신성분을 자각하고 원점으로 회귀했다.
    3. 작품 곳곳에서 보이는 세카이계의 흔적들.
    4. 그런데 왜 그렇게 원점회귀한 작품이, 리얼충 년놈들한테도, 특히 10녀 소녀들한테 엄청난 인기를 끌고 국민애니될정도로 대박쳤나?
    5. 또한 이 영화는 지브리처럼 대놓고 가족용으로 만든것도 아닌데 대박쳤다. 가족용 애니가 피하는 섹드립도 있는데...
    6. 답은 기존의 세카이계 주인공, 특히 에바의 신지 같은 찌질남이 아니라 리얼충으로 잡았기 때문.
    7. 요는 오타쿠컨텐츠에 리얼충요소 도입
    8. 그래서 이 작품은 세카이계를 답습하면서도 뭔가 이질적.
    9. 출신성분에서 보다시피 기존업계의 거물들과는 다른 루트. 때문에 포스트 하야오, 호소다가 아니라 새로운 흐름의 원조가 될것이다
  • TA환상 2016/09/12 05:29 # 답글

    저는 신카이 마코토는 90년대 중후반 한국 영화계 감독. 각본가들과 시선이 비슷한게 아닌가란 생각을 많이 했는데 말이죠 ㅋ
  • ㅇㅇ 2016/09/12 07:46 # 삭제 답글

    외부 자극에 수동적이던 타 주인공들과 달리 주체적으로 나서는 리얼충이었기에 히트다히트를 기록했다는 말일까요.
    여기에 자극받아 다른 애니메이션들의 남주들도 주체적이 되려나..?
    이게 바로 주체사상의 시초..? 읍읍
  • 풍신 2016/09/12 07:58 # 답글

    주인공이 리얼 충인 작품도 재미 없는 것은 재미 없고, 주인공이 신지 같은 것도 재밋는 경우는 재미있고 해서...

    하긴 일본 컨텐츠, 주로 라노벨은 현실에 기초를 두지 않고 서브 컬쳐 위에 이야기를 쌓는 경우가 많다고 보긴 하지만요. 그렇다고 리얼충인 캐릭터가 아주 현실적이라고 하기도 뭣 하다고 봅니다. 게다가 별로 재밋게 본 기억은 없는 구름 저편, 약속의 장소의 주인공들은 나름 리얼충이었다고 보고...

    개인적으론 비주얼은 극강인데, 재미는 그렇게 있는 것 같지 않은게 신카이 마코토 작품 입니다. 그래도 이번엔 한번 봐야겠네요.
  • 2016/09/12 08:1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각시수련 2016/09/12 08:58 # 답글

    위 논평을 본 다른 평론가 아즈마 히로키 트윗. (쿠지락스 로리친구를 로드무비라고 극찬했던 그분 ㅋ)

    http://waterlotus.egloos.com/3533114
    http://twitter.com/hazuma/status/773898097193656321

    세카이계와 미소녀게임의 상상력에 리얼충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둠으로써 기묘하게도 국민적 평가를 얻게 되었다. 라는 와타나베시의 분석은 정확하다. 하지만 나는 "앞으로" 뭔가 일어날거란 점에 대해선 낙관적이지 않다. 너의 이름은, 은 한시대의 시작이라기 보다는 종말을 고하는 작품으로 보였다.

    신 고지라와 너의 이름은. 을 보고나서 느낀건, 한마디로 말하면 오타쿠의 시대는 끝났다는 것. 제1세대 가이낙스계와 제2세대 세카이계 오타쿠의 상상력이 동시에 한명은 사회파로, 다른한명은 리얼충화되어 오타쿠 특유의 우물쭈물거리고 답없는 부분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건 좋은 일일지도, 나쁜일일지도 모른다. 어찌됐든 오랫동안 오타쿠 컨텐츠를 보아온 1971년생인 나에게 있어, 올해는 전환점이 되는 해라고 생각되며, 내 인생에 겹쳐봤을때도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줬다.
  • CeNTi 2016/09/12 11:33 # 삭제 답글

    그런데 사실상 위에서 이야기하는 일본 서브컬쳐 남자주인공의 전형인 움직이지 않고 바라보는 주인공은 2010년 전후로 해서 서브컬쳐 메인스트림에서 줄어들지 않았나요? 소드아트 온라인을 기점으로 한 판타지물의 강세 전후로 해서 그런 느낌이 많이 퇴색된거 같은데.. ㅎㅎ
  • ㅇㅇ 2016/09/12 12:59 # 삭제 답글

    수동적인 주인공이나 히로인 상은 좀 쇠퇴한것 같기도 한데 잘 모르겠네요.
  • 각시수련 2016/09/12 13:16 # 답글

    오쿠데라 센빠이 마지 미인. cv 나가사와 마사미였냐 ㅋㅋ
  • 나인테일 2016/09/12 14:14 # 답글

    정작 메인스트림 오타쿠 시장에서도 세카이계 '인물'이 몰락한지는 꽤 되지 않았나 싶은데요.
  • 2016/09/12 16:37 # 삭제 답글

    단순히 같은 소재를 주인공만 리얼충으로 바꿨다고 공전의 히트의 이유를 설명하긴 약한거 같습니다. 소아온 주인공도 나름 리얼충이고, 네기마 주인공도 리얼충이고 오덕물에서 주인공이 리얼충인 물건도 제법있지만 그게 이번같은 파괴력을 가진건 아니자나요. 조금 더 보완해주셨으면...
  • 각시수련 2016/09/13 12:43 #

    저도 리얼충 어레인지 = 대박의 공식은 아니라고 생각함.

    솔직히 저 작품이 이렇게 대박칠줄은 아무도 예상못했을걸요. 제작측, 배급사, 평론가들 전부;; 아마 신카이 감독자신도 어리둥절하지 않을까 싶음. 그런 상황에서 저 평론가는 세카이계 감독의 작품에서 묘하게 세카이계가 아닌듯한 이질감이 느껴짐. 생각해보니 주인공이 리얼충같네? 감독도 리얼충화됐네. 그럼 공전 히트의 이유가 거기서 온게 아닐까라고 읽은 정도? 라고 보네요.

    진짜 저게 왜 올해흥행수입 1위, 100억엔 돌파예상될 정도로 흥행(100억 작품은 하야오 영감뿐, 신카이가 2번째로 이름 올릴기세. 이쯤되면 일본 아니메의 새역사), 특히 10~20대 여성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가 발생하는지는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어보임.

    근데 전 아무리봐도 모르겠네욬ㅋㅋㅋ 도대체 흥행이유가 뭔지 ㅋㅋㅋㅋ 진짜 젊은 여성관객들의 반응이 왜 그렇게 좋았는지 불명. 흥할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정도로 흥할줄은 정말 몰랐음;; 평론가들도 대개 같은 반응;; 혹시 다른 이유를 발견, 분석한 사람의 글이 있다면 그때 또다시 소개해보지요
  • qqqq 2016/09/13 12:25 # 삭제 답글

    흥행 요소 분석까지는 그럴듯한데 그게 하나의 메인스트림이 될 지는 의문이지요... 어차피 DVD 사주는건 씹덕들 뿐이라고!
  • ㅇㅇ 2016/09/13 19:30 # 삭제 답글

    20대 초반 여성이고 일본여행갔을때 겸사겸사 영화본 사람인데요
    저랑 친구가 보고 재밌다~라고 생각한건 그림이 오타쿠스럽지않게 산뜻하게 예쁘고(중요) 내용이 판타지 소재있지만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어서 접근성이 괜찮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오타쿠x인 제 친구도 뭔소리하는지 모르겠다 뜬구름 잡는다라고 느끼지않는 영화스러운 내용)
    글에 나온 섹드립은 글보면 어 그런거 있었지 싶은데 영화 보면서는 별로 느끼지 못했거든요ㅋ 작가가 19금 미소녀 게임 만들었던 사람이라니 놀라고 갑니다.
  • 오두막 2016/09/14 14:11 # 답글

    다시 리얼충으로....인가요
  • EEPP 2016/09/14 16:50 # 삭제 답글

    https://mobile.twitter.com/rmhnized/status/775860285240254464

    트위터에선 이런반응을 보인분도 있더군요
  • 지나가다 2016/09/16 17:49 # 삭제 답글

    일본식문체 좀 다듬으면 좋겠네요.
  • 행인 2016/09/21 01:41 # 삭제 답글

    좋은 글 번역 감사합니다. 현지의 접하기 어려운 유니크한 자료들 항상 신세지고 있네요.
    작품 봤는데 OST가 정말 인상적이더군요. 한국에 개봉하면 꼭 한번 더 보고 블루레이 나오면 살 생각입니다.
  • Was 2016/09/24 21:43 # 삭제 답글

    결론 : 더이상 니들이 원하는거 잘안팔린다 이제 이불밖으로 나와라 이소린가
  • NRPU 2017/01/07 00:32 # 답글

    개인적으로 신지같은 찐따주인공으로 시작된 일애니의 소심한 주인공들을 무척 혐오하는 입장에서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봅니다.
  • ReiCirculation 2017/01/07 01:36 # 답글

    저 극장에서 볼 때 옆에 20대 중후반쯤 되어보이는 여성분 엉엉 울어서 당황했는데...

    그 리얼충 남주와 순박한(??) 여주의 뭔가 이뤄질 수 없을 것만 같은 애절한 사랑이 1~20대 여자 관객들을 사로잡았다고 보이긴 합니다ㅎㅎ
  • TARI 2017/01/09 00:39 # 답글

    재미있고 이쁘니까요.
    8살딸 데리고 온가족이 봤는데 영화에 집중해서 끝까지 보는모습 첨 봤어요.
  • 둥스트 2017/01/10 00:41 # 삭제 답글

    저도 크게 공감은 안되는것 같습니다. 그동안의 신감독 작품들에서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남성상이 많이 안등장한것도 아니고
    별을 쫓는 아이도 충분히 리얼충스럽긴 했습니다만 흥행엔 실패했죠. 이번 영화의 대박을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기엔 좀 모자란 것 같습니다.
  • 캐모마일 2017/01/10 07:22 # 삭제 답글

    내가 보기엔 주인공이 두 명이라서 그런 것 같다.

    지금 현대사회의 모습이란게 점점 가족이 해체되어 가고 있고,
    그래서 남자면 남자, 여자면 여자 이렇게 점점 더 개인의 인식이라는게 중요해지고 있다.

    기존의 메이저 애니메이션들은 남자가 주인공이라서 남자의 입장에서 몰입하거나
    아니면 아예 가족용 제 3자의 시선이었는데 반해, 이번 너의 이름은 남자는 물론이고, 여성의 입장에서도
    여자 주인공에게 몰입해서 즐길 수 있었기 때문에 결국 마이너 감성(여성)과 마이너 감성(남성)이 합쳐져서
    메이저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저는 마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좀 더 세세하게 가면 남성과 여성뿐만 아니라
    젊은 주인공과 전통을 중요시하는 늙은이의 보수적 감성, 성장하는 주인공들의 위치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학생과 직장인의 감성들... 이런 마이너들의 합이 메이저가 된 것이다.

    애초에 첨부터 메이저 감성을 찍고 가는 기존의 가족용 작품과는 이게 다른 점이며,
    개인의 합과 집단은 일순 같아 보이지만, 그 성질이 전혀 다르다.

    가족용 애니가 대중성을 목표로 하기때문에 오히려 단점(제 3자의 시선으로밖에 볼 수 없는)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이번 너의 이름은에선 스토리 구조의 특수성으로 인해 각각의 캐릭터에 사람들이 동화하여
    흠뻑 빠져서 즐길 수 있는, 관객들 각자의 마음에 직구를 던질 수 있는 감성을 얻어낼 수 있었던 것.

    따라서, 이제 이번 작품으로 메이저와 여성팬을 확보해 놓은 만큼,
    집단이 해체되어가고, 마이너의 위치에서 각자도생하는 사회속에서
    남성과 여성, 젊은이와 늙은이, 학생과 직장인 등등 그 고독자들의 감성들을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흥행기준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 리리스 2017/01/20 04:04 # 삭제 답글

    일부는 /너의이름은/이 여성혐오적 성향이 있다고 비판하던데요. 세카이계나 에로게와의 연관성을 생각 하니 확 알겠더라고요.애초에 쫌 여성에대한 성 착취적인 요소가 있었던 판에서 일한 양반이 회귀를 했을때 보여지는 작은 요소들이 오타쿠도 아닌 여성들이 보기에 충분히 불편했을거라 생각합니다.ㅋㅋ...
    갑자기가족 영화가 아닌 것을 도시한복판에서 크게틀어버린 기분이군요...
댓글 입력 영역

Google Analyt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