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영화비평, 신 고지라 90점 영상문화생활


ㅋㅋㅋㅋ 평점짜게 주기로 유명한 초영화비평도 신 고지라는 많이줬네. 게다가 장문이여;;

아주 절찬에 절찬.

http://movie.maeda-y.com/movie/02100.htm




신 고지라 90점(100점만점)

감독 히구치 신지.


헐리우드판조차 능가하는, 이것이야 말로 2016년 일본에 어울리는 신 고지라



나는 신 고지라가 완성된 직후, 제작 스탭으로부터 어떤 말을 들었다. 결국 시사회 예정에 대해 다른 회사 스탭으로부터도 들었다. 결국 공개까지 통상 대대적으로 행해지는 매스컴용 시사회는 열리지 않았다.

그 안노 히데아키 총감독이니까, 또 완성이라 해놓고, 포스트 프로덕션의 늪에 빠졌나, 혹은 첫시사회 반응을 본 선전팀이 급히 시사회 개최를 중지하기로 판단한걸까. 어찌됐든 영화 평론가 사이에서는, 이런 경우 작품이 제대로 된 꼴을 못봤다는게 경험적 법칙이었다.

심지어, 어쩌다 보러간 도심의 영화관 상황도 좋지 않았다. (상영 10분전인데 무려 관객은 나 한명) 이렇게 불안만 커져가는 가운데, 신 고지라는 기대를 훨씬 상회하는 대걸작이 되었다.


도쿄만 하네다 바다에서 아쿠아 터널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한다. 수상보좌관 아카자카 히데키(타케노우치 유타카)와 내각관방부장관 야구치 란도(하세가와 히로키) 등의 관저 스탭은 사태 수습에 임하지만, 아무래도 현장상황이 이상하다. 바다는 붉게 물들고, 인터넷상에는 거대생물의 목격정보와 동영상이 넘쳐난다. 하지만 이건 일본의 존망을 뒤흔드는 위기의 서장에 불과했다.

고지라 시리즈는 회를 거듭하며 애들 눈속임하는 수준의 작품으로 바뀌어갔고, 결국 시리즈는 중지. 그리고 10년 단위로 쉬었다 재개되는 흐름을 반복해왔다. 그때마다 매너리즘을 반성하고 다시 역작을 만드는데, 신 고지라는 그런 부활작 중에서도 격이 다른 완성도를 자랑한다.


초반은 사태발생을 접한 관저내의 혼란스러운 움직임을, 부산스러운 컷을 통해 굉장한 템포로 쫓는다. 거의 정치 서스펜스다. 방대한 수의 관료, 정치가들을 등장시켜 전문용어가 날아다니는 대화를 반복시키며, 그때마다 인물의 직책과 이름을 안노감독 다운 명조체의 자막으로 야단스럽게 표시한다. 하지만 자막이 화면에 나오는 시간은 불과 1초도 되지 않는다. 아주는 아니지만 읽기도 힘들고 기억하기도 어렵다. 끝내는 병기명과 모델명까지 마구 날아들고, 그런 문자가 화면에 나올때마다 폭소할 수 밖에 없게된다. 그렇구나 이건 완전히 확신범이야. 처음부터 자막 읽게만들 맘도, 외우게할 맘도 없었던거였다.

하지만 처음에는 이렇게 웃었던 연출도, 이 영화의 진정한 테마를 생각하면 훌륭한 연출이 된다. 일일이 기억할수도 없는데 일부러 개인명을 보여주는 고속자막은, 일본인의 힘은「개(個)」가 아니다. (그러니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라는걸 전해주고 있다.

만약 이게 미국영화였다면, 주인공 내지는 히로인이 나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 오타쿠 같은 IT기술자가 획기적인 사이버 공격을 펼치는, 뻔한 전개가 됐을 것이다. 즉, 개개인의 능력으로 사태를 수습하고 헤쳐나간다.

하지만 신 고지라는 다르다. 주인공 같은 인물, 개성적인 기술자나 학자도 등장하지만, 그들은 결코 「개인」으로서 활약하는게 아니다. 각각 소속된 관청이 있고, 어디까지나 「덩어리」로서 하나로 뭉쳐 힘을 발휘한다. 심지어 조직에 익숙치 않은, 별난사람들만 모인 긴급대책팀조차 그러하다. 개개인의 이름은 있지만, 그들은 끝까지 「집단」으로서 고지라와 대치한다. "다음 리더가 금방 결정해주는게 강점이지" 라는 대사는 일본의 조직운영이 탑다운이 아니라는 것을 비꼬면서도, 그 이면에는 "일본이라는 국가의 강인함, 끈질김"을 의식시켜주는 명대사이다.

그런고로 이 영화는 등장인물보다는 등장인물'군'이며, 인간드라마가 아니라 인간군상 드라마이다. 이는 그야말로 일본인의 본질을 말하고 있다. 이런 영화를 외국인, 특히 개인플레이 국가인 미국의 영화업계인이 본다면 상당한 충격을 받게될 것이다.



이 영화의 고지라는 방사능을 뿜어내며 파괴를 지속하는, 그야말로 천재(天災)같지만, 이게 뭘 의미하는지 관객에게 맡긴다.

하지만 이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그린 이 영화의 테마는 "유사시의 안전보장, 위기관리" 이며, 이런 화두를 던지는 타이밍은 너무나 적절하다. 국회 앞의 데모, 요즘 대마(対馬)에서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는 나라 등, 요즘 영화답게 小ネタ도 개그적으로 삽입했지만, 여기서 그려지는 일본의 문제점, 장점은 커다란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특히 획기적이었던건, 이 영화에서 강하게 의식하고 있는 안보법제문제. 의도적이든 아닌든 간에 그 본모습을 확실히 드러내주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일본 단독으로는 대처할수 없는 문제를 동맹국이나 다국적군과의 연계로 커버하는 집단적자위권의 기만과 무서움을 극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타국에 의지하는게 얼마나 국익을 손상시키는지 확실히 그려내고 있다. 그러니 일본은 일본인 스스로 지킬 수 밖에 없다. 일본인이 스스로 일본을 지켜내지 못할 때의 절망감을, 이만큼 정확하게 묘사한 영화는 거의 없다. 이 점은 높게 평가해줘야한다

더욱이 이 영화에 나오는 일본정부는, 헌법9조의 유무와는 관계없이 아무렇지 않게 자위대를 출동시킨다. (의논조차 안나온다). 명목상으로는 유해조수구제인데, 이게 진짜 리얼하다. 일본인이라는 민족은 여차하면 9조가 있든 없든간에, 필요할때 필요한 일을 할거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사실이기도 하다. 이렇게 일으킨 사실상의 군사행동에 대해, 나라의 위정자들은 법률을 잘 비꼬고 해석해, 합법이라는 도장을 찍는다. 이런 잔꾀에 있어 일본관료보다 뛰어난 자는 없다. 이게 일본인, 일본이라는 것이고, 이는 강점이기도 하다.

실제로 나는 방위성의, 그것도 상당히 높은 분에게 직접 물어본 바가 있다. 자위대는 북조선과의 전쟁이든, 센카쿠 유사시든 현재 법체제하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그리고 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은 이미 완벽하게 끝마쳤다고 한다. 헌법9조가 족쇄가 되지 않겠냐라고 물었지만, 전혀 문제없다, 개헌의 필요성은 거의 제로라고 웃었다. 오히려 바꿀 필요조차 없다고 말했다. 이는 당연하다.

미국의 속국과도 같은 현재상황에서 개헌을 하게 된다면 "종주국"에게 유리한 형태의 "헌법개악"이 될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이 나라를 실제로 지키고 있는 사람들, 현실주의자들은 알고 있다. 이것도 모르는, 혹은 알고 있으면서도 개헌을 밀어부치는 수상이 톱으로 있는 현재야말로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다.


그런고로 영화전반, 고지라와의 제1라운드까지는 매우 리얼한 일본정부의 모습이 그려진다. 하지만 과잉적이라고 할수 있을정도로 리얼한 연출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후반, 너무나도 파격적인 총력전을 즐기기 위함이다.

진격의 거인에 이어, 붕괴직전의 바보 연기를 보여준 이시하라 사토미의 얼빠진 캐릭터가 등장함과 동시에「신 고지라」는 조금씩 말도 안되는 영화모드로 돌입한다. 하지만 전반부 과잉 리얼정치드라마의 인상이 남은 관객도, 분명 금방 어처구니 없는 전투에 몰두하고, 감동하고, 대흥분할게 틀림없다. 만약 그런 전투를 처음부터 보여줬다면 이렇게 되진 않았을것이다.

그 최종전투는, 그야말로 "일본 vs. 고지라" 라는 컨셉의 구현화. 너무나도 일본다운 전투, 예상불가의 전술로 관객을 즐겁게 해준다. 괴수영화에 빠삭한 안노 히데아키 & 히구치 신지 감독의 진면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선 네타바레를 피하기 위해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그저, 내가 관람하고 있는 영화관 주변이 고지라에 의해 괴멸되는 장면에서는 엄청난 우연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이렇게 즐길 수도 있는게, 일본제 엔터터인먼트의 장점이다.


전선과 공장 파이프가 가득한 장면, 딱봐도 안노 총감독이 좋아하는 풍경이 다수 등장하는 가운데, 심지어 이것들이 활약한다. 괴수와의 전투장면, 그 풍부한 아이디어와 괴수 자체의 디자인, 컷 분할, 어디서 들어본 적 있는 음악 등 에반게리온 시리즈를 강하게 의식하게 만드는 안노색 강한 고지라. 비판도 있겠지만, 영화작가가 자기색이 강한 영화를 만드는건 당연하고, 이건 기본적으로 좋은일이다. 신 고지라에서는 특히 고지라 1편에서 보여진 반골정신, 시대의 본질을 꿰뚫는 안목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54년판의 주장을 되풀이할 뿐인 얼마 전의 헐리우드판에 비해, 본가 일본이 전혀 새로운, 현재 일본다운, 시사문제까지 압축시킨 당당한 신(진) 고지라로서 이같은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것에 대해, 나는 본작에 쏟은 영화인의 의지를 느꼈다. 이는 다른 99%의 일본영화에서는 불가능했던 것이고, 이를 토호의 고지라가 해낸 것은 매우 큰 의의를 지닌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작풍 때문에, 어린이용 괴수영화를 기대하고 온 초등학생들은 다소 이해하기 힘들고, 즐기기 곤란하겠다는 점. 심지어 중학생도 제대로 이해할까말까 싶은 레벨이다. 실제로 내 앞자리에 앉았던 부자관객은, 어린아이가 아빠에게 계속 질문을 해댔고,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2인조도, 영화종료후 난생 처음 최고 레벨의 대학교 강의를 들은 후의 표정이었다.

그럼에도 흐뭇했다. 어른들이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만든, 어른의 괴수영화를 아이들이 발돋움해 경험했던 귀중한 여름방학이 아닐까. 어찌됐건 이렇게 뛰어난 영화가, 절대로 객석이 텅텅 비어서는 안된다.

올해 최대의 추천영화이니, 궁금한 사람은 망설이지말고 영화관으로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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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ㅇㅇ 2016/08/13 08:07 # 삭제 답글

    뭔가 영화랑 별개로 일뽕을 한대야 드링킹한듯한 호평..
  • 각시수련 2016/08/13 08:08 #

    ㅋㅋㅋㅋㅋ 뜬금없는 아베 디스 ㅋㅋㅋ
  • 잭 더 리퍼 2016/08/13 08:22 # 답글

    요즘 대마에서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는 나라?
    호오? 그런 나라가 있었군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구라펭귄 2016/08/13 09:06 # 답글

    에바는 왜 못만드나 시프여 ㅠㅠ
  • 2016/08/13 09:0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RuBisCO 2016/08/13 10:38 # 답글

    저동네는 무슨 어버이연합 같은데서 쓸법한 글을 영화리뷰라고 올리는군요 ㄷㄷㄷ
  • 풍신 2016/08/13 11:25 # 답글

    안노가 덕후라서 고지라는 그럭저럭 만들겠지 싶긴 했는데, 평론가들이 호평하는데다, 이런 식으로 써놓으면 오히려 수상해지네요.
  • Fatimah 2016/08/13 11:30 # 답글

    글만 읽어보면 고지라의 모습을 한 사도가 내습해온 영화같은데.. 안노 이 이이 자기표절 아입니꺼?
  • ㅇㅇ 2016/08/13 12:02 # 삭제 답글

    애초에 에바도 괴수물이나 울트라맨 같은 작품에서 따온게 많았으니까여 뭐 ㅇㅅaㅇ
  • 더스크 2016/08/13 13:12 # 답글

    뭐지... 되려 너무 칭찬이라 불안한 이느낌
  • dex 2016/08/13 16:26 # 삭제 답글

    미국은 개인의 힘이고 일본은 집단의 힘이라는 말은 전혀 동의하기 어렵네요.

    미국은 그 개인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진정한 힘이며
    일본은 집단 속에 숨어버리는 개인이 진정한 문제점인데 말이죠...
  • 비에르나 2016/10/15 07:42 # 삭제

    뭐 현실은 그렇지만 미국 '영화'에서 그 커뮤니케이션의 강점이 나오냐면 전혀 그렇지는 않으니까요 ^^; 2014 고지라만 해도 모여서 뭔 말을 하긴 하지만 거의 전문가의 해설에 가깝고 그냥 원맨쇼였죠 뭐. 한 명의 활약으로 무토 알은 전부 불타고 핵폭탄이 도심에서 터지는 걸 막고 등등..
  • manoho 2016/08/13 17:42 # 삭제 답글

    뭔 영환지 알 만한 글이네요ㅋㅋ 일본애들 가려운 곳 긁어주는 영화같은데 ㅋㅋㅋㅋ
  • f 2016/08/13 21:47 # 삭제 답글

    예고편보니까 너무 쌈마이 하던데...
  • 철가면 2016/08/14 00:57 # 삭제 답글

    일본은 고질라에 너무 큰 환상을 가지고있다. 순수한 파괴본능 그것이 고질라 아닌가? 도리어 감독 특유의 설정 놀음에 국뽕 괴수물로 전락한게 아닌가? 본인도 에바가 나올때 vhs 복제를 그당시 2만원씩 주고 전부 구해봤다. 그 당시에는 유일한 방법이었으니까. 그때는 아마도 퍼스트 건담세대의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다들 알고있지만 안노 감독은 마무리를 지을줄 모르는 감독이다. 좋게말하면 열린 결말이지만 그런 결말만 계속 만들면 감독 실격이다. 좋든 나쁘든 결말이 있어야 작품이라고 할수있다. 솔직히 안노 감독은 능력부족인 감독이다. 다시 말하지만 본인은 안노 감독의 골수팬이다. 아직도 에바 관련 제품을 구입하고 타이틀도 이젠 전부 정품이다. 하지만 감독의 마무리 부족은 실드칠수가 없다.토가시의 연재처럼...에바나 마무리해줬으면...개봉하면 보러가겠지만 엔딩은 불안하다.
  • 나인테일 2016/08/14 11:12 # 답글

    하여튼 헬조선이나 헬본이나 정치 이야기 안 하면 영화를 못 보는 듯.
  • demi 2016/08/14 15:38 # 삭제 답글

    엄청 기대하고 있는데 고질라 얘기는 없고 우익 스러운 감상만 잔뜩 ㅜㅜ
  • BlueMoon 2016/08/14 21:38 # 답글

    재미있었습니다. ^^ 쓸데없는 로맨스, 액션, 일본식감동이 없는 깔끔한 재난영화였네요.
  • Moment 2016/08/15 11:53 # 삭제 답글

    와 어떻게 글에서 꼰대냄새가 나짘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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