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영화비평 실사판 테라포마스 5점/100점 만점 영상문화생활



감독 : 미이케 타카시. 출연 : 이토 히데아키, 타케이 에미


테라포마스 (テラフォーマーズ)

5점(100점 만점)


원작내용을 바꿔 일부러 망작 만드는 멍청함


코믹스 누계발행부수 1000만부를 넘은 초인기만화, 때를 기다린듯이 실사영화화한 테라포마스는 내가 어떤 트윗을 해버린 탓에 공개 전부터 난장판이 되었다. 아무도 보지 않을 것 같은 팔로워수인데, 어느틈엔가 그 트윗이 수천이나 리트윗되어, 어느샌가 미디어까지 인용할줄은 트위터 초심자인 나로서는 예상도 못했다. 애시당초 영화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비판한 것도, 네타바레한 것도 아닌데, 어느샌가「마에다가 테라포마스를 혹평했다」라고 보도되어 매우 안타깝다. 나는 트위터상에서 이 영화의 혹평 따윈 하지 않았다. 혹평하는건 바로 지금 이 글에서이다.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21세기의 지구. 인류는 화성이주를 위해 테라포밍계획을 실행한다. 그것은 어떤 이끼와, 축열효과도 기대되는「새카맣고 생명력이 강한 곤충」을 대량으로 퍼트려 혹성 환경을 변화시킨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500년후, 그 곤충구제를 위해 파견된 코마치 쇼키치(이토 히데아키) 외 15명의 대원은 오히려 예상을 뛰어넘게 진화한 그 곤충에게 습격당하게 되는데……

테라포마스의 원작만화는, 만인에게 인기있을만한 섬세한 그림체와 정신나간 아이디어, 뜨거운 배틀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실제로 매우 재밌고, 한번 읽기 시작하면 멈추기 힘들다. 작가가 미인에 원수라도 졌는지 갑작스럽게 여성캐릭터들이 퍽퍽 죽어나가고, 마음의 준비도 할새없이 잇달아 공격당하는 공포, 절대로 이길 수 없어! 라고 생각되는 압도적인 강적들이 뿜어내는 절망감, 궁지에 몰려갈수록 방도는 없고, 하지만 이런 것들을 전부 뒤집는 뜨거운 버그수술전투. 이러한 원작의 매력은 새삼스럽게 말할 필요도 없지만, 실사영화판은 이런게 하나도 없다. 완전히 원작파악부족, 리서치 부족이다.

원작팬이 보면 알겠지만, 영화판은 몇몇 설정과 전개가 바뀌었으며, 그런 변경부분이 하나같이 커다란 개악이 되었다. 영화를 본다면 도대체 왜 그런 짓을 한건지 한시간동안 감독 붙잡고 물어보고 싶은 기분이 될건 확실하다.

예를 들면 코마치가 히로인 아키타 나나오를 처음부터「아키쨩」이 아니라「나나오」라고 부르고 있다. 「소꿉친구인 아키쨩」을 지켜야해……라는 마음이 원작에서 주인공 코마치의 동기와 결부되어 강한 설득력을 낳는데, 실사판에서는 그딴건 갖다 버렸다. 이렇게 최중요에 가까운 중요요소들을 아무렇지 않게 잘라버리는 정신엔 감탄했다. 대신에 집어넣은건 저예산 V시네마와 같은 초반의 싸구려 중화가 드라마. 이런 개악에 의해 코마치가 목숨걸고 히로인을 지키고자 하는 필연성도 감동도 희미해져버렸다.


감독이 원작을 잘못 읽었다는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리얼리티라는 리얼리티는 모조리 잘라버린듯한 연출에서도 읽을 수 있다. 확실히 원작만화의 설정은 얼핏 황당무계하지만, 곤충잡학 등의 이론무장은 그래도 충실하며, 나름 그 세계의 리얼리티를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픽션으로서는 말이 통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리얼리티가 하나도 없으며, 마치 관객을 어린아이같이 다뤄 열받는다. 특히 등장인물 15명의 관계성과 인간의 묘사방식이 놀랄 정도로 비현실적이다. 국가규모의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 대계획인데, 그 승무원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제대로 훈련조차 받지 않는 무법자 집단. 크로우즈 뺨따구 치는 양키들이 모여, 팀워크라곤 하나도 쌓지 않은채 화성까지 갔다. 그리고 어느 한사람이 모두를 지키기 위해 목숨걸고 싸우며, 적에게 질 것 같은데도 도와주기는 커녕「뭐야, 저 녀석도 무리인가, 이거 큰일났는데?」라며 웃음까지 띄고 있다. 아군이 잔혹하게 살해당해도, 그들은 무서워하지 않는다. 긴장감 없는 것도 정도가 있지. 실제로 그린 스크린에서 연기해 무서워하지 않은걸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낮은 온도의 연기는 아무리봐도 이상하다. 이렇게 긴장감 하나도 없는 연출의 쌓여가는 것보다, 벅스2호 계획자체가 결국 성공시킬마음 제로의 장난이었다는 결말로 끝나, 보는 사람들도 전혀 감정이입할수 없다. 오로지 반복되는 대학살을, 멍때리며 바라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액션시퀀스도, 일요일에 방영되는 전대물보다 살짝 나은 수준으로 현대 성인용 영화로서는 수준미달이다. 이런 점은 특히 반성해야 될 부분. 원작최대의 눈물나는 장면인, 이집트땅메뚜기의 분투연출도 최악이다. 그 최종형태는 비주얼도 충격적이었지만, 그것을 각오하고 약을 투여하는 남자의 마음에 누구나 눈물 흘렸을 명장면. 그 대사를 그 타이밍에 말했기에 눈물나는데, 이 영화는 뭔생각인지 상당히 이른 단계에서「최종형태」로 변신시킨다. 이것도 원작을 제대로 안읽었다는 증거이다.


그리고,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건「적」의 외관이다.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은 원작을 읽고 정말 눈치채지 못한건가. 그 만화에서 최초로 적이 등장했을 때 왜 독자는 이족보행하는 그것을 곧장 그 곤충이라고 인식했는가를. 그것은 그 생물이 검고 반들반들했기 때문이다. 이런걸 왜 일일히 영화비평가인 내가 지적하지 않으면 안되는가도 짜증이 나지만, 어째서 이 영화의 적은 갈색이고, 번들번들하지 않은가. 정말 이런 디자인에 그 누구하나도 이의를 제기하는 스탭이 없었단 말인가. 그런 갈색의 더러운 적을 수백마리 내놓는다고 해도, 일본인의 근원적 공포감을 이끌어낼수없는건 당연하다.

이런 것조차 모르는 인간이 만들었기 때문에 또 5점이라는 점수를 매길 수밖에 없었다.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은 지금 당장 이케부쿠로나 신주쿠 언저리 집세 2만엔의 낡은 아파트에 입주해, 잘때 얼굴과 팔에 천정으로부터 떨어지는 그 곤충이 얼마나 검고 번들번들한지 공포를 맛보고 오는게 좋을 것 같다. 그러면 내가 말하는「일본인의 근원적 공포」가 뭔지 알게될 것이다.


그건 그렇고 행복의 과학 영화같은 오리지널 엔딩을 포함해, 어째서 이 영화는「원작에서 변경한 부분」이 모조리 망했는가

사실 그 답은 이미 나와있다. 오해받을걸 두려워하지 않고 말하자면, 영화가 완성되기 전에 이렇게 될건 뻔했다. 그것은 미이케 타카시라는 감독은 원작을 영화화할 때「개변」을 자주하며, 이 사람이 하는 어중간한 개변은 별로 성공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기때문이다. 그러니까 원작내용을 바꿔도 아무런 문제없는 1화완결형 개그아니메라든가, 완전 오리지널 스토리로서 날뛰게 만들면 미이케 월드의 장점이 잘 살아난 엔터테인먼트가 완성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감독은 견실한 스토리나 설정을 지닌 원작물은 잘 다루지 못한다.「개변벽」이라는 것은 작가성, 창작의욕이라고도 할 수 있으니 완전히 부정하는건 아니지만, 개변하지 않는게 잘되는 원작도 있고, 테라포마스는 바로 그 중의 하나이다.

그렇기에 이 실패작의 주요인은 감독이 아니라, 이런 미이케 감독에게 의뢰한 기획자 측에 있다고 생각한다. 애시당초 한해 영화 2편씩 뽑아내는 인기감독과 초인기극단의 각본가에게 미완결 만화원작을 단기간에 잘 각색해 영화로 만들라고 의뢰한건 제정신이 아니다.

그외에도 지적하고 싶은건 여럿 있으나, 너무나도 길어질 것 같아 이쯤에서 끝내려고 한다. 어쨌든 실사판 테라포마스는 오랫동안 내가 지적해왔던 일본영화의 문제점이 응축되어있는 영화이다.

너무나 원작파괴가 심해,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지만, 그래도 원작팬은 각오하고 한번 보러갈 것을 추천한다. 한편 원작을 모르는 사람은, 굳이 이 영화를 볼 필연성이 없기에, 기왕이면 평판좋은 만화부터 보고, 극장에 가는건 어떨까. 국제정치의 스케일감이 넘치는 앞으로의 스토리를, 이 영화노선으로 계속 찍지 않았으면 하는게 솔직한 마음. 제발 헐리우드에서 영화화를…… 같은 소리는 일본인으로서 굴욕적이라 말하고 싶진 않지만, 진 히로인 미셸 K 데이비스를 매력적으로 찍어낼 수 있는 영화인이 과연 일본에 있을 것인가. 포기하지 말고 기대만큼은 계속 유지하고 싶다.


http://movie.maeda-y.com/movie/02078.htm


덧글

  • 각시수련 2016/04/25 13:13 # 답글

    http://eiga.com/movie/81834/ 개봉도 안했는데 쓰레기영화라고 겁나게 까임 ㅋㅋㅋㅋ 나도 미이케 감독 맡았을때 저럴줄 알았는데 완전히 빙고네 ㅋㅋㅋㅋ 그래도 갓챠맨 4점보다는 1점 높다. 데빌맨은 2점이었음. http://waterlotus.egloos.com/3431863 진짜 타케이 에미는 작품 보는 눈없네. 이토, 야마다, 오구리, 코이케도 뭐 아무데나 다 나가지만;; 타케이는 작품 가려서 나가도 되지않냐. 오만데 다 끼었다가 죄다 안좋은 평가 받는지 미스터리. (하긴 신인때부터 완전히 그런 노선이더라. 이시하라 사토미도 뭐 작품 안가리고 다 출연하지
  • 각시수련 2016/04/25 13:31 # 답글

    아직도 원작팬 괴롭히는 실사화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

    킹덤 : 야마자키 켄토
    강철의 연금술사 : 야마다 료스케
    무한의 주인 : 기무타쿠

    남았음 ㅋㅋㅋㅋ 무한의 주인 실사판은 기무라 타쿠야 주연에. 감독은 미이케 타카시 ㅋㅋㅋㅋ 그래도 미이케 감독 저런 SF는 맛가게 찍지만 사무라이챤바라물은 그래도 괜찮게 찍을걸로 예상. http://waterlotus.egloos.com/3356757 미이케 감독 역전재판도 어두컴컴하게 찍었었는데. 이 양반 어느순간부터 게임, 만화원작 실사화 쏟아냄. 아마도 이 사람이 요청들어오면 거절 안하고 다 만들어서 그런것 같은데. (원래 1순위 감독에서 튕기고 계속 튕기면 결국 미이케가 만듬.) 그리고 여기에 미이케가 작품 안가리고 다나오는 배우 모아서 만드니까 이런 사태가;;
  • 알트아이젠 2016/04/25 13:21 #

    보니까 [용과 같이] 실사판도 미이케 타카시 감독님이 찍었네요. 이쪽도 나름 괴작이라고 들었습니다.
  • 각시수련 2016/04/25 13:29 #

    미이케 감독의 만화, 게임원작 실사영화 : 용과같이, 크로우즈제로1,2, 얏타맨, 닌타마란타로, 역전재판, 두더지의 노래, 신이말하는대로, 테라포마즈, 무한의 주인. (10개나 되네) 2007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오퍼가 들어간듯. (하긴 다른 감독들이 다 튕기니까 그래도 실사판으로 원작덕후 빨아먹고싶은 제작측의 욕심) 아직 10년도 안됐는데, 10개. 1년에 실사판 1개씩 찍어내는 페이스. https://ja.wikipedia.org/wiki/三池崇史
  • 2016/04/26 22:10 # 삭제

    그나마 무한의 주인은 다행이네.. 미이케 타카시.
  • Megane 2016/04/25 13:16 # 답글

    이건 진짜 동의할 수밖에 없네요. 대충 지금 나도는 유튭 영상들만 봐도 바퀴벌레스러움 따위는...
    그것도 그렇고 등장인물들이 가진 연관성 따위 물말아드신 듯...아이고.
  • 알트아이젠 2016/04/25 13:20 # 답글

    이제 믿을 수 있는 건 [HK 변태가면: ABNORMAL CRISIS]밖에 없는 건가요.
  • Mouser 2016/04/25 14:37 # 삭제 답글

    이거는 성인 야동 페러디물인줄 알았습니다....
  • 소시민A군 2016/04/25 16:08 # 답글

    100점 만점이라는 게 멋지군요.
  • 각시수련 2016/04/25 17:05 # 답글

    이거 각본이 나카시마 카즈키(中島かずき)였네. 주로 연극 각본 쓰고, 애니메이션 각본은 그렌라간, 킬라킬 썼다
  • RuBisCO 2016/04/25 21:46 # 답글

    일본 영화는 사실 한국 드라마와 똑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죠. 면상밖에 팔아먹을게 없는 역량 제로의 출연진, 고증 제로 원작 이해도 제로 표현력 제로의 멍텅구리 연출, 이걸 통제해야 하는데 오히려 자기가 폭주해서 사태를 악화시키는 무능한 감독의 삼중고.
  • z 2016/04/26 16:47 # 삭제 답글

    뭐 만화 그림이 섬세하진 않고 직선적이긴 하지만 어쩄든 만화도 최근들어선 별로 안보게되었는데 재밌나요? 국제관계 뭐 할떄부터 난 재미없어지던데
  • 각시수련 2016/04/26 18:32 # 답글

  • 각시수련 2016/05/01 01:28 # 답글

    키미우소도 실사화하네 주연은 히로세 스즈, 야마자키 켄토 http://blog.livedoor.jp/kinisoku/archives/4621653.html 히로세 스즈는 치하야후로도 주연하더니 이것도.
    것보다 야마자키 요즘 잘나간다 ㅋㅋㅋ 킹덤실사판 주연도 맡고, 키미우소. 그리고 일주일 프렌드도 주연 ㅋㅋㅋㅋ (이쪽은 여주 카와구치 하루나
    야마자키 어나더 실사파에서도 주연;;
    이렇게 돌아가는거 보면 ㅠㅠㅠㅠ 노넨 레나 진짜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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