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야부 역사당 - 화려하고 유쾌한 호소카와 패밀리 영상문화생활



일본사상 굴지의 마이너 귀족. 일본의 역사 교과서도 대부분 패스하는 일족.
하지만 엄청난 일족의 패밀리 히스토리.

아시카가 타카우지(足利尊氏)가 세운 무로마치 막부에서 쇼군가의 뒤를 잇는 권세를 자랑했던 일족. 호소카와 관령가(管領細川家).
겐지의 DNA를 가지고 있는 그들은 오닌의 난(応仁の乱)의 주인공이자, 무가귀족으로서 전국시대의 막을 연 명문가.
이 마이너하면서도 화려한 일족의 유쾌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호소카와 패밀리 특집. 역사 교과서에는 없는, 호소카와 가문 전성기에 숨은 재밌는 사실들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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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야부 역사당(コヤブ歴史堂). 시바타 카츠이에 편 봤는데, 재밌었고 나름 관심있는 일본 역사 인물들이 나오면 더 재밌더라.
전국무장 중에서 호소카와 후지타카(유사이)를 좋아하는 편이라, 그런 언저리가 나왔으면 했는데,
본가인 호소카와 관령가의 전성기를 이룩한 인물들이 나옴 ㅋㅋㅋ 그래도 상당히 재밌게 본 편이라서 포스팅 해본다.


오닌의 난, 동군총대장으로서 일본 역사교과서에는 달랑 한줄만 소개되는 호소카와 카츠모토(細川勝元).

1. 무로마치 시대 중기의 무장
2. 23년간 칸레이(管領,관령)직에 있으면서 무로마치 막부 내에서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3. 오닌의 난(応仁の乱)에서는 동군총대장으로서 참전.

오닌의 난 (1467년-1477년) : 쇼군 후계자 문제를 둘러싸고 교토에서 지방 슈고 다이묘들이 벌인 항쟁.
(원인은 아시카가 요시마사의 일관성 결여, 애초에 동생 요시미를 후계자로 정했는데, 뒤늦게 아들을 얻자, 이를 번복했다.)

동군은 무로마치 막부 칸레이케(管領家)였던 호소카와 카츠모토(요시미 지지파, 동군)가
서군은 야마나 모치토요(요시마사의 아들 지지파)가 총대장을 맡았다. 결과는 동서 양군 회의, 명목상 동군 승리로 끝나고,
이후 마사모토(政元)의 쿠데타를 통한 정권 탈취로 인해 1493년 ~ 1549년까지 무가정권인 호소카와 정권(細川政権)이 들어선다.
결국 이 난을 통해 무로마치 막부는 센고쿠 지대로 전환되게 된다.


1. 호소카와 카츠모토는 정확한 미식가 코멘트로 좌중을 압도했다.

치리즈카모노가타리(塵塚物語, 진총물어)

호소카와 카츠모토는 잉어(鯉)를 매우 좋아하였는데, 때문에 수많은 다이묘들이 잉어를 조달해서 카츠모토를 대접했다.
어느날 동석했던 3,4명이「이 잉어 국물(汁)는 좋은 잉어를 썼네요~」라고 심플한 칭찬을 하는 것에 대해,
카츠모토는「뭐야? 그 칭찬은! 좀 더 있잖아!」라고 화를 내면서 천천히「이 잉어는 멀리 오사카의 요도가와의 잉어네요.
그 증거로 국물(汁)이 맑군요. 다른 곳의 잉어는 밑준비 때, 술에 담궈 놓지 않으면 국물이 탁하다. 이것이야말로 명물이다!」


무로마치 시대가 바로 일식 = 화식(和食,와쇼쿠)이 태어난 시대. 즉, 현재 일본인이 먹는 음식의 원형이 생겨난 시기.
그리고 저러한 카츠모토의 코멘트가 일식 문화의 원점.
와쇼쿠는 재료의 산지(産地)를 중요히 여긴다. 그리고 일본식은「이건 어디어디 산지네요」라고 맞춰야지 일류 미식가.

싸우는 차라고 쓰는 "투차(闘茶)" 라는 차의 맛을 맞추는 게임(= 중국 당대에 시작되어, 송대에 이르러 발전한 게임)이 있는데, 
무로마치 시대 사람들은 차의 종류 뿐만 아니라, 어디의 물로 끓였는지 맞추기도 했음 ㅋㅋ

원산지 맞추기가 바로 일식문화의 원점(原点).


저런 잉어 마니아인 아버지를 둔 호소카와 마사모토(細川政元). 그가 진심으로 되고자 했던 것은?

1. 호소카와 카츠모토의 아들이자 후계자.
2. 아버지의 뒤를 이어서 무로마치 막부를 이끌면서 호소카와 케이쵸 가문의 전성기를 열었다.
3. 이러한 권세 때문에 그는「반쇼군(半将軍, 반쯤 쇼군이라는 말)」이라고 불렸다.


2. 호소카와 마사모토는 금욕을 관철해서 진심으로 텐구가 되려고 했다.

관령인 호소카와 마사모토님은 40세인 지금까지 여성과 관계를 가지지 않고, 청순(淸純, 순결)했다.
금욕을 관철해서 마법이나 여우의 힘을 얻어,「텐구가 되고자」했다. 이에 몰입하는 모습은 마치 산 속의 수도승(山伏)과 같았다.
그가 경을 읽고, 주문을 외었는데, 보는 사람들은 소름이 끼쳤다고 한다. - 아시카가 키세키(足利季世記, 족리계세기).


ㅋㅋㅋㅋㅋ 남자가 40세까지 동정이랄까 ㅋㅋ 더 찾아보니까 슈겐도(修験道)에 몰두해서,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다고 함.
친자식은 없고, 전부 양자를 들였음.  하지만 이게 나중에 가문과 막부를 말아먹은 원흉.

일본은 저 시대부터 남자가 순결을 유지하면, 마법 같은 신비한 힘을 쓸 수 있다는 설이 있었고, 실천하는 사람도 있었구나 ㅋㅋ
하긴 뭐 좀 더 뒷시대의 인물인 우에스기 겐신도 평생 독신이었긴했지.
근데 겐신은 사랑 이야기도 전해지는데, 마사모토는 아예 여자를 가까이 하지 않았고, 더 대단한건 텐구가 되려고 했다는 점.

<남자가 25세까지 동정이면 마법사가 될 수 있다>는 일본의 도시전설도 다 뿌리가 있었네 ㅋㅋㅋ

「京管領細川右京大夫政元ハ 四十歳ノ比マデ女人禁制ニテ 魔法 飯綱ノ法 アタコ(愛宕)ノ法ヲ行ヒ
サナカラ出家ノ如ク山伏ノ如シ 或時ハ経ヲヨミ陀羅尼ヲヘンシケレハ 見ル人身ノ毛モヨタチケル」- (足利季世記)


다만, 호소카와 마사모토가 그렇게 몰두한 슈켄도는 단순한 취미 뿐만 아니라, 야마부시(山伏)들을 첩보원처럼 부려서,
각지의 정보와 동향을 살피는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옛날에 권력자들은 자식을 남기지 않으면 안 되었는데, 저렇게 수행에 몰두한걸 보면 상당히 별난 사람.


별난 사람이긴한데, 정치능력, 전쟁능력, 막부내에서의 권력 등 본인의 능력은 상당히 뛰어났다고 한다.


야마다 후타로 단편 山風短 - 검귀 라마불 (剣鬼喇嘛仏)

작가 야마다 후타로의 상상력이 더해져서 만들어진 질경련 사무라이 검귀 라마불의 주인공 오키아키도 호소카와씨인데 ㅋㅋ
호소카와 씨에는 별난 사람들이 종종 있었나봄 ㅋㅋ 타다오키는 의처증 돋는 얀데레였고 ㅋㅋ

검귀 라마불에서 질경련 사태가 벌어지는 이유가 무사시 사생팬인 오키아키(細川興秋)가 후계자도 안 남기고 하도 싸돌아치니까
아버지인 타다오키(細川忠興)가 어떤 수를 써서라도 붙잡아 두려고 하다가
세이류지 닌자인 토세가, 남녀화합의 환희불인 라마불 놓고, 세이류지 인법을 외워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태 ㅋㅋ


물론 같은 성씨라고 해도 카츠모토, 마사모토는 본가인 케이쵸가(京兆家).
호소카와 오키아키는 아버지 타다오키가 초대(初代)인 분가이자 지류인, 히고 호소카와가(肥後細川家)의 인물.

호소카와 타다오키는 전쟁에도 능숙했고, 정치가로서 뛰어났으며, 전국무장 중에서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의 냉철함을 지녔다.
여러 주군을 섬기면서도 호소카와씨를 살아남게 하는 정치수완을 보여주는 반면,
자기 사람들한테는 용서없는 가혹한 측면도 가지고 있어, 아버지와도 불화가 있었으며, 동생과도 사이가 안 좋았음.


호소카와 마사모토 (細川政元)

본인의 능력은 뛰어나 관령으로서 막부 정치를 좌지우지하며, 호소카와 케이쵸가(細川京兆家)의 전성기를 이룩하고,
당시의 최대세력으로 키운 사람이지만, 슈겐도, 텐구가 뭔지 ㅠㅠ 때문에 친자식은 없었고, 양자 3명을 들여서 후계자 다툼이 발생.
스스로도 그 싸움에 휘말려서 가신한테 암살당하고 만다 ㅋㅋㅋ 영정의 착란(永正の錯乱, 에이쇼의 사쿠란)

에이쇼(永正) 4년 (=1507년) 6월 23일. 슈겐도에 몰두해서, 텐구로 분장하고 수많은 기행을 보여준 호소카와 마사모토는,
마법 수련의 준비를 한다면서 ㅋㅋ 저택 내의 욕탕에 들어가있었을 때, 가신들에게 암살당한다. (호소카와도노의 변, 細川殿の変)


잉어 요리 마니아인 미식가 아버지, 그리고 텐구가 되려고 했던 동생을 둔 호소카와 가문의 여자. 토쇼인(洞松院).
이런 그녀에게도 재밌는 사실이 숨어있는데 ㅋㅋㅋ

1. 호소카와 카츠모토의 딸. 마사모토의 어머니가 다른 누나. (여동생이라는 설도)
2.「메시(めし)」「메시도노(めし殿)」라고 불리기도 했다.
3. 유소기부터 아버지 카츠모토가 세운 류안지(龍安寺)에서 비구니로서 살았다.






3. 토쇼인은 못생겼다는 이유로 아버지 카츠모토가 출가시켰고, 동생 마사모토가 사회복귀시켜줬다.

아카마츠성쇠기(赤松成衰記)

하리마(播磨)의 아카마츠가(赤松家)는 마사노리가 뒤를 잇기 전에는 멸망 직전이었으나, 오닌의 난을 계기로 멋지게 부활한다.
이것도 다 호소카와의 선대인 카츠모토의 비호가 있었기 때문.
이러한 은혜를 갚기 위해서 마사노리는「호소카와가에서, 누구라도 좋으니 아내를 주세요!」라고 당대인 마사모토에게 요청.
그래서 마사모토는「너무 못 생겼다는 이유」로 선대가 절에 맡긴 누나, 토쇼인(洞松院)을 무리하게 속세로 불러들여,
마사노리의 아내로 삼게한다. 마사노리는 토쇼인과의 사이에 딸 한명을 얻고, 결혼한지 6년만에 42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마사모토가 텐구가 되려고 했던 것 때문에 자식이 없었음 ㅋㅋㅋ 어휴 그 놈의 망할 텐구 ㅋㅋㅋ
딸이라도 있었으면 마사노리의 요청에 딸을 내주어, 혼담을 성사시켰을텐데 그런게 불가능. 그래서 아버지가 못생겼다는 이유로
어릴 적에 류안지(龍安寺, 카츠모토가 세운 절)에 맡겨 비구니가 된 배다른 누나 토쇼인을 불러들일 수 밖에 없어진 것.


도대체 얼마나 못 생겼으면, 친아버지가 비구니가 되라고 집에서 쫓아냈을 정도였을까 ㅋㅋㅋ


게다가 아카마츠가에 시집을 가게 되었을 때,
당시 아카마츠가의 가신들이 도깨비가 왔다고 ㅋㅋ 오니가와라(鬼瓦)가 왔다며 그렇게 뒷담화를 했다고 한다 ㅋㅋㅋ

하지만 재밌는건 이 토쇼인은 얼굴은 못 생겼지만, 본인의 능력이 상당히 뛰어나서,
남편이 죽은 다음에 20년 동안 실질적인 영주로서 아카마츠의 領国, 하리마(播磨), 히젠(肥前), 미마사카(美作) 3개국을 다스렸다.
실제로 일본 역사에 여자 전국 다이묘로서, 자신의 족적을 남긴 여성.

전체적으로 호소카와 가문의 핏줄는, 괜찮은 능력치와 함께 뭔가 독특한 일면들을 가지고 있는 피인듯 ㅋㅋㅋ


덧글

  • 재규어 2014/04/02 06:21 # 답글

    코야부 너무 좋아요 진행가 타입으로서 다음 세대 방송들 많이 이끌듯.
  • 함부르거 2014/04/02 11:12 # 답글

    최근의 인물로 호소카와 모리히로 전 총리도 있죠. 이 사람도 지금은 도예가를 하고 있다니 이 집안엔 예술인 핏줄도 면면히 내려오는 듯 합니다. ^^
  • Diogenes 2014/04/02 18:35 # 답글

    저 리얼동정마법사가 얻고 싶었던 능력이란게 고작 하늘을 나는 것.
    물론 사람이 맨몸으로 하늘을 난다면 대단하긴 한데, 마사모토로 인해 벌어진 호소카와씨의 내분과 쇠퇴, 키나이의 혼란을 생각하면 정말 뭥미스럽죠.
    더구나 당대최고권력자가 하늘을 날고 싶다고 툭하면 가출하려 드니, 참 대단한 정신상태였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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