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금까지 MBC에서 드라마 페스티벌로 나오고 있는거 봤었는데 재밌네 ㅋㅋ
살인사건이라고 하길래 미스터리물인줄 알고 봤는데, 찐한 로맨스잖아.
그것도 한 소년이 어머니뻘 되는 여성을 사랑하게 된 이야기.
1950년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한 여인에 대한 사랑 이야기. #
정분(문소리)를 사랑하게 된 윤하(서강준)는 정분의 곁에 있기 위해서 그녀의 딸인 미수(이세영) 과 결혼한다.
완전 로리타 모녀 반대 버전잖아.
롤리타 : 딸의 곁에 있기 위해서 어머니와 결혼.
하늘재 살인사건 : 어머니의 곁에 있기 위해서 딸과 결혼.
그리고 결혼식장에서 장모 정분 (문소리)를 끌어안고 "우리 이제 헤어지지 말아요" 라고 속삭인건 소름 돋았음.
완전 내 취향 스토리잖아.
장모와 사위의 금지된 사랑. 아내 몰래 장모에게 은밀한 사랑을 전하는 사위.
하지만 하늘재에 가서 정분과 함께 손을 잡고 누웠던 것이 발각되고, 모녀간의 싸움이 벌어질 줄 알았는데,
완전 뜬금없이 정신줄 놓은 이모가 정분에게 총을 쏘고 정분이 사망하게 된다.
그렇게 장모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사위는 장모에게 "사랑해요" 라고 말하면서 자살.
미수는 두 사람간 사랑의 물품을 하늘재에 묻으면서,
둘은 어머니의 모습을 한 '소녀' 와 남편의 모습을 한 '소년' 이었다고 말한다.

※ 남편과 장모의 속마음을 알아챈 아내. 이 극적인 장면부터 모녀간의 애증이
진흙탕 같은 삼각관계 살인사건으로 번져나갈줄 알았는데, 이모의 뜬금포 맞고 문소리 사망.
이게 뭐얔 ㅋㅋ 너무 뜬금포잖아.
※ 하늘재는 대한민국 충청북도 충주시 월악산에 있다. ('하늘에 닿을 듯이 높은 고개' 라는 뜻)
※ 그래도 역시 드라마는 단막극이 재밌긴 하다. 드라마 스페셜과 드라마 페스티벌.
※ 하늘재 살인사건보다는 하늘재 신쥬 (心中, 심중) 로 갔으면 더 재밌었을지도.

※ 작중에서 남자가 사랑하는 어머니뻘 여성에게 건네주었던 책은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의 '첫사랑 (Первая любовь)' # 이라는 소설.
내가 얼마 전에 첫사랑을 읽었는데, 참 우연도 대단하다 ㅋ
'첫사랑' 은 작가의 반 자전적 소설이며, 작가가 생애 가장 사랑한 소설이다.
그리고 드라마 작중 등장한 구절은 다음과 같다. (지나이다를 사랑하게 된 블라디미르.)
나의 '열정' 은 그날부터 시작되었다.
그때 내가 느낀 것은 처음 직장에 근무를 하게 된 사람이 느끼는 감정과 비슷했던 것 같다.
나는 이미 단순한 소년이 아니라 사랑에 빠진 남자였다. 나는 그날부터 나의 열정이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로 그날부터 나의 고통도 시작되었다고 덧붙여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지나이다가 없는 것에 괴로워했다. 내 머릿속에는 아무 생각도 없었다. 모든 것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다.
온종일 그녀를 열렬히 생각했다……. 괴로웠다……. 그러나 그녀가 있을 때도 상황은 더 나아지지 않았다.
나는 질투했고, 보잘 것 없는 자신을 의식하며 바보처럼 멍청하고 비굴하게 굴었다.
어쨌든 극복할 수 없는 힘이 나를 그녀에게 이끌었다. 나는 매번 행복에 절로 떨며 그녀의 방 문지방을 넘었다.
지나이다는 내가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그리고 나도 숨기려 하지 않았다.
그녀는 나의 열정을 가라앉히고 바보로 만들기도 하고, 응석을 받아주기도 하며 괴롭혔다.
타인에게 위대한 기쁨과 깊은 슬픔의 유일한 원인이자, 화답할 수 없는 강력한 원인이 된다는 것은 달콤한 일이다.
지나이다의 품에서 나는 마치 부드러운 밀랍 같았다. 게다가 그녀에게 빠진 것은 나 혼자가 아니었다.
그녀의 집을 방문하는 모든 남자들은 그녀 때문에 미칠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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