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뇌남 脳男 - 감정없이 악을 벌하는 아름다운 살인자 영상문화생활




나름 괜찮았지만, 좀 과해서 안타까운 작품.


뇌남(2013)은 슈도 우리오의 동명소설(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감정이 없는 살인자 vs 사이코 킬러 연쇄 폭탄마" 라는 인두겁을 쓴 괴물들의 대결. 과연 감정 없는 인간이 있을 수 있는가? 그렇다면 그와 우리의 차이는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이코 킬러 : 사이코패스 (반사회성 인격 장애) 등 때문에 엽기살인 혹은 쾌락살인을 반복하는 살인범.

원작은 읽지 않았지만, 원작과 거의 동일한 만화를 미리 보았기 때문에 원작과 영화를 비교하면서 볼 수 있었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원작, 만화, 영화 모두 비슷하지만, 설정에 다소 차이가 있다. 내가 보기에 뇌남의 원작, 만화, 영화의 관계는 다음과 같다.

만화 : 원작을 거의 충실하게 재현한 버전. 드라마틱한 재미를 위해 약간의 만화적 설정을 추가.
영화 : 기본적으로 원작 or 만화 스토리. 하지만 설정을 현실적으로 바꿈. 독자적인 설정과 이야기도 추가.


뇌남 (원작 소설 리뷰)
코믹스 뇌남 脳男 - 감정 없는 아름다운 살인자 (만화판 리뷰)


『脳男』(首藤瓜於著、講談社刊)ネタバレ書評(レビュー)
http://mysterytuusinn.seesaa.net/article/274724087.html



본격 뇌남의 원작 소설, 코믹스, 영화를 비교해보자.



1. 뇌남 스즈키 이치로 = 이리스 타케키미의 능력

그가 감정이 없으며 때문에 의지조차 없지만, 엄청난 뇌능력으로 인해 평범한 인간보다 뛰어난 것은 공통된 설정. 인물이나 서적 등 모든것을 한번만 보고 완전히 기억하는 완전기억능력. 그리고 상당한 추리력까지 지니고 있다. 그리고 다수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정신적 능력은 공통되지만, 육체적 능력에 있어 각 작품마다 설정이 다르다.

소설 : 감정이 없기 때문에 생각대로 육체를 정밀하게 컨트롤 가능한 인간. (에너지 소모량이 효율적)

만화 : 조부가 범죄자를 처단하기 위해 초인 교육을 시킨다. 천재적 두뇌 + CIA 폭파공작원급의 살인머신.

영화 : 조부가 범죄자를 처단하기 위해 교육을 시키지만, 소설과 같은 육체능력. 다만 다른 설정이 추가 되었는데, 신경전달물질분비이상으로 인한 무감각 & 실감정증. 즉, 엔돌핀이 과다분비되어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는 설정이 추가. 그리고 영화에서 뇌남이 묘사되는 것을 보면 초감각 중에서도 특히 청각이 뛰어난듯한 묘사가 자주 이루어진다.

굳이 육체적 능력에 우열을 매기자면 만화 >>> 영화 >>> 소설이 된다. 



2. 그는 왜 악인들을 죽이고 다니는가

뇌남이 악인들을 죽이고 다니는 이유 역시 각 매체마다 다른데, 만화와 영화는 모두 뺑소니 사고로 자식 (타케키미의 부모) 을 잃은 조부가 범죄를 저지르고도 태평하게 살아가는 악인을 이 세상에서 쓸어버려야 된다고 그에게 교육을 시킨다.

하지만 원작 소설은 다소 다른 이유. 스즈키 이치로는 와시야에게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는데, 감정이 없는 자신은 '자기 자신' 이라는 것이 없고,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기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도둑이 들어 조부가 사망한다. 하지만 그래도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후 히무로 토모카타(氷室友賢)에게 거두어진 스즈키. 그는 어느날 밤 또 도둑과 만나게 된다. 그 도둑은 할아버지를 죽인 도둑. 스즈키는 어째서인지 도둑을 죽여버린다. 이후, 스즈키는 자신을 손에 넣은 것 같다고 말한다.

즉, 요약하면 악인을 죽임으로 인해, 공허한 '인형' 같던 자신에게 자아가 돌아오는 것을 느꼈기 때문. 그는 범죄자를 죽이지 않으면 자아가 다시 사라질 것을 겁내 범죄자를 계속 죽이고 있었던 것이다.

만화와 영화에는 아예 히무로 토모카타라는 인물 자체가 등장하지 않는다. 



3. 영화에서 변경,추가된 설정과 이야기들

-소설, 만화는 '차야'가 연속폭탄범 미도리카와 노리히사의 아지트를 급습하고 그곳에서 뇌남과 조우하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영화는 이 장면이 나오기까지 15분이나 걸린다. 그만큼 앞뒤로 이야기를 덧붙여서 진행함.

-원작에서 와시야 마리코는 연속폭파사건 당시 미국에 있었기에 사건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하지만 영화에서 그녀는 직접 폭탄마가 일으킨 폭발사건의 참상을 눈앞에서 목격하게 된다. 

-와시야 마리코에게 아들을 잃은 충격으로 울증을 앓고 있는 어머니가 있다는 설정. 그리고 와시야의 동생은 소년범의 범행으로 목숨을 잃었다. 때문에 그녀의 어머니가 울증이 된 것. 

-와시야는 동생을 죽인 소년범을 자신이 담당하여 정신과 치료를 통해서 갱생시키려고 한다. 결과는 실패.

-원작에서 폭탄마인 미도리카와 노리히사(緑川紀尚)는 회사원이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니카이도 후미가 연기하게 되면서, 성별과 나이가 변경. 미도리카와 노리코(緑川紀子)라는 소녀가 되었다. 그녀는 병때문에 목숨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설정. 그런 미도리카와 노리코에게는 미즈사와 유리아(水沢ゆりあ)라는 공범이 존재한다.

-미도리카와의 범행 이유가 각각 다르다. 원작에서 미도리카와는「요한 묵시록」을 독자적으로 해석해 그를 따르며 범행을 저질렀던 것이고, 만화에서는 썩은 세상을 정화하겠다면서 폭탄테러를 한다. 영화에서는 원래 처음부터 살짝 맛이 간 익센트릭한 소녀. 양친의 혀를 잘라서 죽이고, 부모의 막대한 유산으로 고교 2학년때 해외 대학에 유학. 머리가 상당히 좋다는 설정.

-미도리카와 노리코와 스즈키 이치로가 대결하는 장소와 장면이 영화는 원작과 만화에 비해 많이 다르다.




영화 최대의 볼거리, 이쿠타 토마, 진짜 예쁘게 잘 나왔음 ㅋㅋㅋ

아저씨의 원빈, 초능력자의 강동원을 떠올리게 만드는 비주얼이 펼쳐진다.

먼저 주인공인 뇌남이, 맨손으로 눈깔 뽑아버리는 장면이나 보고 가자.



















당신은 살인자가 되기 위해서 태어난게 아니야.



선생님은 저를 위해 울어주셨습니다.

주연을 맡은 이쿠타 토마는 감정없는 살인머신으로서의 역할을 연기하기 위해, 반년에 걸쳐 격투기의 연습, 몸 만들기를 위해 식사제한과 트레이닝, "죽은듯한 눈" 을 표현하기 위해서 히키코모리 생활을 하는 등의 생활을 보냈다. 그래서인지 죽은 듯한 눈빛 연기는 괜찮음.








원작의 33세 봉급쟁이 남성 폭탄마가 미친년 둘로 변경되었음.

올해 18세인 니카이도 후미 얘도 눈빛연기가 상당하다. 저 나이에 저런 연기하는 일본애는 별로 없다. 괜히 세계 3대 국제영화제인 베네치아 국제영화제에서 신인상인 마르첼로 마스트로야니상 받은게 아니다.

영화 주제가로 영국의 록 밴드 King Crimson 의 21세기 정신이상자 (21st Century Schizoid Man)를 사용.



영화는 여러모로 과유불급.

다크 히어로를 이야기하려고, 이것저것 더해서 만들었는데, 그게 어째 원판보다도 못한 느낌.

특히 일부러 덧붙인 와시야 마리코 주변의 쓸데없는 이야기(가족에 대한 이야기, 소년범의 갱생 등)도 사족의 느낌. 무엇보다 저 캐릭터 자체가 약간 변경되면서 원작, 만화에 비해 좀 다른 느낌의 캐릭터가 되어버렸다. 내가 봤을때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재미를 더한 만화를 그대로 영상화 해서 80~90분 분량으로 만들었으면 싶더라. 애시당초 이 이야기 자체가 120분 정도로 보여줄 이야기가 아니다. 차라리 임팩트있고 시원시원하게 진행하는 편이 재밌을 이야기인데, 다소 무리하게 늘린듯.

원작은 감정이 없는 인간, 마음이라는 게 없는 인간이 보통의 인간과 무엇이 다른가를 뇌남 = 타케키미를 통해 보여주며, 이런 이야기를 통해 어느정도 감정 없는 인간에 대한 고찰을 독자들에게 하게 만드는 소설이였고, 만화는 이를 드라마틱하게 만들어 재미를 다소 얹은 작품. 하지만 영화는 추가된 이야기들로 인해 좀 다른 메시지로 다가온다.

1. 자신의 동생을 죽인 소년범을 갱생하려고 하지만 결국에는 실패하는 와시야.
2. 후배와 동료의 죽음으로 절망하고 끝내는 범죄자를 총으로 난사해 죽이게 되는 차야.

이런 이야기와 여러인물들의 대사는 결국 "이 세상에는 죽어마땅한 놈들도 있다." 라는 식의 메시지로 와닿는다.

소년범이 뇌남에게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접하자, "이 세상에는 신이 있구나" 라고 중얼거리는 마리코의 어머니, 멋대로 악을 처벌하는 뇌남이 사라지는 걸 바라만 보는 차야의 장면은 영화가 뇌남의 행동을 긍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영화는 이렇게 좀 다른 느낌이 있는데, 특히 영화의 마리코는 만화와 완전히 다른 캐릭터. 만화의 와시야 마리코는 밝은 여성으로 자폐증 연구 전문가이자, 타인과 소통하는 능력이 뛰어난 여자. 밝은 그녀의 모습에서는 진심으로 뇌남 스즈키를 걱정하는 느낌이 전해져오는데, 영화의 와시야 마리코는 어두운 과거를 가진 여자로서, 끝내는 자신이 정신과 의사로서 가졌던 신념까지 모두 무너진다. 하지만 그녀의 대사와 행동은 만화와 동일해, 이 여자가 왜 뇌남을 위해 우는지 다소 이해, 공감하기 힘들더라.


재미면이나, 쉽게 접하기에는 코믹스가 원작을 잘 살린 훌륭한 구성이였던것 같다. 개인적으로 셋 중에는 만화를 추천. 하지만 배우 중에서 이쿠타 토마, 니카이도 후미, 에구치 요스케의 캐릭터 연기는 좋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이쿠타 토마의 뇌남 캐릭터는 한번쯤은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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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보성군 2013/09/18 18:17 # 삭제 답글

    주인공은 정확히 서번트증후군 자폐성향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특출나게 암기력이 좋다는것 이 말이죠. 참고로 알아두시기를 : )
  • 각시수련 2015/01/19 12:54 #

    소설, 만화, 영화 모두 자폐성향으로 서번트 증후군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지만, 영화에서 뇌남의 정확한 설정은 신경전달물질분비이상으로 인한 무감각 & 실감정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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