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센트 (イノサン, 이노상) - 프랑스 혁명을 살았던 순백의 이야기 본격 취향 만화


제목인 이노상 (イノサン) 은 죄 없는, 무고한, 순진한 자를 뜻하는 이노센트 innocent 의 불어 발음이다.

고고한 사람 (孤高の人) 이라는 산악 만화를 그렸던 사카모토 신이치의 신연재작품. 주간 영점프에서 연재중.
프랑스 혁명시대를 배경으로 사형집행인 상송가를 그리는 작품이다. 주인공은 샤를 앙리 상송. 상송가의 4대 당주.

http://youngjump.jp/manga/innocent/ - 이노센트 주간 영매거진 공식 사이트 (1화 무료공개중)


현재 단행본은 1권까지 나왔고, 뒷내용이 궁금해서 연재분 보고 있는데 꽤 재밌더라.

이 작품은 상송가를 그리고 있는데, 아마도 주인공인 샤를 앙리 상송의 일대기를 그릴 생각인가 봄.
사카모토 신이치는 초기작 빼고 대개 원작이 붙어 있는 만화를 그렸던데, 이번에도 마찬가지.

출전으로써 아다치 마사카츠의 <왕의 목을 친 남자> 라는 책을 바탕으로 이 만화를 그리고 있다.

※ 이노센트 만화책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그리고 있지만, 일부 이야기는 재미를 위해서 각색했음.


  


국내에 발매된 제목은 <왕의 목을 친 남자 : 프랑스 혁명의 두 얼굴 사형집행인의 고백> 이지만,
원제는 <사형집행인 상송 - 국왕 루이 16세의 목을 친 남자 (死刑執行人サンソン―国王ルイ十六世の首を刎ねた男)>

원서에서 이 책의 추천문을 쓴게 누구냐 하면 바로 죠죠의 작가 아라키 히로히코 선생님 ㅋㅋㅋ

"제 작품 스틸볼런 (SBR, 죠죠 7부) 의 쟈이로 체페리를 아시나요? 실은 상송이 쟈이로의 모델 입니다."

라고 써놨음. 스틸 볼 런 읽을 때, 의사이면서 사형집행인인 체페리 가문이 상송과 비슷하다 싶었는데, 역시나

국내에서는 저딴 식의 마케팅은 죽어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뭐야 이거 덕후들 읽는 책 아니야" 라는 반응이겠지 ㅋㅋ
제목도 뜯어 고치고 저딴 띠지도 없애고 역사책 비슷한 느낌으로 출판한 듯. 뭐, 원래 역사 논픽션 서적이지만.


주인공인 샤를 앙리 상송이 누구냐. 쟈이로 체페리의 모델 이라는 건 잘 알겠고, 역사적 사실을 살펴보면. 

개인적으로 만화책 읽다가 이것저것 궁금해서 여러가지 자료를 찾아보았다.




샤를 앙리 상송 Charles-Henri Sanson

프랑스 혁명기의 사형집행인, 파리의 사형집행인을 맡았던 상송가의 4대 당주.
루이 16세, 마리 앙투아네트, 자크 르네 에베르, 카미유 데물랭, 조르주 당통, 라부아지에, 로베스 피에르 등의

당시 대부분의 저명인 처형에 관련되었다.


샤를 앙리 상송의 경력 (1739년 2월 15일 - 1806년 7월 4일)

  • 1739년 2월 15일 파리에서 샤를 쟝 바티스트 상송의 장남으로서 태어난다.
  • 루앙의 학교에 입학하지만, 2학년때 처형인의 아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학교를 그만둔다
  • 그리젤 신부를 가정교사로 삼아 학업을 배운다.
  • 1754년 아버지인 샤를 = 쟝・바티스트・상송이 병으로 쓰러져 반신불수가 되었기에, 15세에 사형집행인 대리를 맡는다.
  • 16세에 최초로 처형을 집행한다.
  • 1757년 3월 27일 로베르 프랑수아 다미앵에게 거열형을 집행한다. 이는 프랑스 최후의 거열형에 해당한다.
  • 1765년 1월 20일 마리・안느・죠제와 결혼.
  • 1767년 아들 앙리 ・상송이 태어난다.
  • 1769년 아들 가브리엘이 태어난다.
  • 1778년 8월 아버지인 샤를=쟝・바티스트・상송이 정식으로 은퇴. 무슈 드 파리의 칭호를 이어받고 사형집행인에 취임.
  • 1792년 4월 25일 최초로 길로틴을 이용한 사형이 집행된다
  • 1792년 차남인 가브리엘이 처형대에서 전락사한다.
  • 1793년 1월 21일 루이 16세를 처형한다.
  • 1794년 7월 28일 막시밀리앙 로베스피에르를 처형한다.
  • 1795년 아들인 앙리에게 사형집행인의 자리를 물려주고 은퇴.
  • 1806년 황제 나폴레옹 1세를 알현한다. 이 해 7월 4일에 숨을 거둔다.

무슈 드 파리 (Monsieur de Paris) : 파리의 사형집행인이자, 프랑스 전역의 처형인의 두령을 가리킨다.

그가 사형집행인을 맡았던 시기는 프랑스 혁명과 공포정치가 한창이였던 때였고, 기요틴(단두대)의 도입으로 인한
기계적 연속 참수가 가능해진 시기였기에 이 공포정치의 시기만 해도 약 2700명을 처형했다고 한다.

이는 유럽의 공적인 사형집행인으로서는 바이마르 공화정부터 나치스 독일이 패배하기까지
독일에서 3,165명의 사형을 집행한 요한 라이히하트 Johann Reichhart 의 다음을 잇는 처형숫자이다.

즉, 공식적 사형집행인으로서는 인류사상 2번째로 사람을 많이 처형한 사형집행인.

이런 기록은 도검을 이용한 참수로서는 절대로 불가능한 숫자이고, 길로틴의 등장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였다.



갈라진 종을 두마리의 개가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

상송 가문 (Famille Sanson)

상송 가문은 1688 ~1847년 동안 대략 200여년에 걸쳐 프랑스 사형집행인을 배출한 가계.
현재까지도 프랑스에서는 처형인하면 상송이라고 할 정도로 유명한 가문이다.

「Sanson」은「Sans = 없다」와「Son=소리」로 나눠서 읽을 수 있는데, 이는「소리가 없다」라는 의미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상송 가의 문장은「갈라진 (소리가 나지 않는) 종을 두 마리의 개가 곁에서 지켜보고 있는」그림이 사용되었다.

전혀 상관 없는 이야기지만 일본의 성씨로 빗대어 말하자면 오토나시 (音無, 무음) 같은 느낌의 이름이 아닐까 싶다.

또 만화에서 나오는 이야기인데,

상송 가에 전해지는 처형용 롱소드에는 칼 끝 (푸앙트 pointe) 에는 3개의 구멍이 뚫려있는데,
처형할때 이 검을 수직으로 내려치면 칼이 울지 않고, 조금이라도 비스듬히 내려치면 칼이 울면서
동시에 처형대에서 죄인의 비명 또한 울려퍼진다고 한다.

가문의 이름인 '상송(무음)' 은 이렇게 처형하는 데 있어 죄인을 고통없이 보내주기 위한 이름이 아닌가 싶더라.

"칼은 울지 않고, 죄인의 비명 또한 울려퍼지지 않는다." 이렇게 울리지 않는 종을 지켜보는 개가 바로 상송가의 문장.



앙리의 아버지인 상송가 3대 당주 쟝 바티스트와 그의 아들 앙리 상송.


처음에는 너무나 나약했던 앙리 상송이였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마음을 다잡고 사형집행인으로 성장한다.









앙리가 휘두르는 상송가의 처형용 칼은 더 이상 울지 않는다.


그 사건이 뭐냐면 앙리는 처음으로 친구를 사귀었는데, 그 친구는 프랑스 육군 샤를두와 백작의 아들. 쟝
그는 영국인 창부 어머니를 가진 소년인데, 어머니가 죽은 후 여동생과 함께 백작에게 거두어 진 것.

그런데 육군을 견제하기 위해 해군 세력들은 백작의 집에 영어로 된 성서를 두고 감.

이런 사실이 발각되자, 백작은 자신의 양자인 쟝이 영국국교회 신자라서 영어 성서를 가지고 있었다고 증언한다.

이런 쟝의 처형을 앙리가 맡게 됨. 하지만 첫 처형이 자신이 처음 사귄 친구를 죽이는 일이라,
그의 검은 망설임과 함께 내려쳐지고, 환추 環椎 (아틀라스) 의 아래를 향해 내려쳐야 되는 처형용 검이 빗겨 내려쳐짐. 

※ 제우스와의 싸움에서 진 거인 아틀라스는 세계의 끝에서 하늘을 바치게 되는데,
사람의 두개골을 바치고 있는 제1경추 頸椎 (환추)는 그 거인의 이름을 따서 아틀라스 Atlas 라고 부른다.

이에 쟝은 고통에 발버둥치고 착란상태에 빠진 앙리 상송은 마구잡이고 칼을 내리쳐서 쟝을 고깃덩어리로 만듬.

이 사건 이후로 앙리의 아버지 쟝 바티스트는 그에게 실망하고, 자신의 경멸하는 아버지의 눈빛으로 인해서
앙리는 사형집행인으로 삶을 결심하게 된다. (바티스트는 병으로 인해 아들에게 사형집행인 대리를 맡길 수 밖에 없어짐.)

※ 앙리 상송에게 있어 쟝은 처음으로 사귄 친구이자, 첫 키스의 상대. 둘 다 남자다. 초반부터 BL전개 돋는다.






유일한 친구였던 쟝을 칼로 마구 내리치며 착란상태에 빠진 앙리 상송



 


대중 앞에서 보인 아들의 추태에 실망하고 경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아버지



그리고 계속되는 아버지의 이런 태도에 앙리는 결심한다.

평생동안 여자를 사랑하지 않겠다고.
흠잡을 데 없는 무슈 드 파리가 되어서. 저주받은 상송가의 피를 끊어버리겠다고.

그리고 사형 없는 세상을 만들 것을 자신이 죽여버린 친구 쟝에게 맹세한다.

※ 실제 역사상으로도 상송가는 명맥이 끊어지게 되는데, 이는 앙리의 대가 아니라 6대 당주 이후에 명맥이 끊긴다.
그리고 이후 프랑스에서는 1981년 사형이 폐지되면서, 무슈 드 파리 라는 칭호 역시 폐지되게 된다.

그리고 실제 역사상 앙리 상송은 사형집행인임에도 열렬한 사형폐지론자였다. 몇번이고 사형폐지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는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자신이 사형집행인이라는 직무에서 해방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수기에 기록을 남겼다.

그 와중에 작중에서는 훗날 루이 15세의 정부로 유명한 뒤 바리 부인 (Madame du Barry) 이 되는 인물인 
마리 = 잔느 베퀴 (Marie-Jeanne Bécu) 도 그의 곁을 스쳐지나가면서 살짝 등장한다.

근데 뒤바리 부인은 훗날 상송가에 의해서 단두대에서 처형된다. 역사적으로 앙리 상송은 뒤 바리 부인과 아는 사이로
부인의 처형이 결정되었을 때 부인이 목숨을 구걸했기에 스스로 형을 집행하지 못하고 아들에게 처형을 맡겼다고 함.




사형집행인으로서 살기로 결심한 샤를 앙리 상송





위의 캐릭터는 쟌느 베퀴 - 훗날 루이 15세의 공첩이 되는 뒤바리 부인 이다.

훗날 그녀는 1793년 혁명파에 의해 붙잡혀 상송의 손에 의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게 된다.

이거 뭐 주인공과 만나는 사람은 죄다 일찍이든 늦든간에 결국에는 처형되서 죽는다.

진짜 사신 맞네 ㅋㅋㅋ
 


주인공 앙리보다도 훨씬 더 될성부른 상송가의 떡잎들.

차남인 루이 샤를 마르탱 Louis Charles Martin
훗날 투르 Tours 와 오세르 Auxerre 의 처형인이 된다.




차녀인 마리 죠세프 Marie Joseph

 




아주 될성부른 새싹이다. ㅋㅋ 프릴과 리본이 싫고, 남몰래 동물을 해부하는데 더 열중하는 마리.

아직 16화까지 밖에 안 읽었는데,

1화에서 인물소개에서 차녀인 마리 죠세프 상송의 하위 설명이 가려져 있는 것과
15화에서 오스트리아 빈 쇤브른 궁전에서 오스트리아 여대공 마리아 테레지아가 마리 앙투아네트 낳는 장면이 나온다.

"왕가, 사형집행인. 사회계급의 하늘과 땅에서 태어난 두 사람의 마리"

동시에 15화 제목이 2개의 가문의 M. 그리고 15화 끝에 위와 같이 적혀져 있는거 봐서는
일부 각색이 들어간 만화이니. 혹시 두명의 마리가 나중에 서로 인생을 바꾸어 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듬.

이건 현재 연재분까지 다 읽어봐야 답이 나오려나 ㅋ

※ 1화에서 다른 인물은 소개란 하단에 역사적 설명이 있는데 마리 죠세프만 기묘하게 가려놨다.




3대 당주 바티스트 캐릭터가 엄청 강렬한데, 무슨 뱀파이어 보는 줄 알았다 ㅋ

1화는 1753년 5월 부터 시작하는데, 역사상 1754년 3대 당주 바티스트가 병으로 쓰러져 반신불수가 되고,
마리 앙투아네트의 출생일시가 1755년 11월 2일임을 생각하면

내가 지금까지 읽은 16화까지의 분량은 작중 시간으로는 대략 2년 남짓이 흐른듯.


장가행 長歌行 - 하달이 그리는 당나라 공주의 복수극 
장가행 19화 ~ 24화까지 - 성 정체성에 갈등하는 이장가

봄바람의 스네구로치카 (春風のスネグラチカ) 1~2화 - 사무라 히로아키

늑대의 입도 그렇고, 장가행, 봄바람의 스네구로치카 등등 개인적으로 최근에 읽고 있는 것들 중에서
역사적 배경으로 펼쳐지는 만화들은 뒷배경 찾아보게 만드는 묘한 재미가 있어서 괜찮은 듯.


<이노센트> 는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두고 그리는데 일부는 독자적 해석으로 각색해 진행하고 있다. 꽤 재밌음.

출전에 해당하는 아다치 마사카쓰의 <왕의 목을 친 남자> 와 함께 읽으면 더 재밌을지도.

위의 장면들을 보면 알겠지만, 압도적 화력으로 굵직한 장면과 배경 묘사에 집중해 그리는 만화이기 때문에  
잡지 연재분보다는 단행본으로 보는게 훨씬 더 재밌더라. 그러니까 빨리 이노센트 2권 내주세요 ㅋㅋㅋ

이노센트는 현재 27화까지 연재되었다. 단행본 1권까지 나왔고, 이노센트 2권 9월 19일 발매예정.

샤를 앙리 상송은 공식적으로 3000여명 가까이 처형했는데, 만화 완결될 때까지 작중에서 몇명이나 죽어나갈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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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더스크 2013/08/23 10:44 # 답글

    진짜로 재밌어보이네요.
    역사적 배경은 잘 모르지만.
    화력 하나만 놓고도 충분히 먹힐만한 작품
  • RedRum 2013/08/23 18:45 # 답글

    이 작가는 진짜 화력하고 스토리 흡인력 하나는 먹어주지요... ㄷㄷ 이번에도 엄청난 소재인 듯!
  • ASURA 2013/09/01 15:31 # 삭제 답글

    공개된 1화를 읽었는데, 아들에게 브로드캉 실행하시는 아버님 때문에 뿜었습니다. 사형집행인이 고문도 담당했으니 집에 자식 교육용(...)으로 고문도구들이 있는게 이상하진 않습니다만 판자가 네다섯개는 박혔는데, 샤를 너 괜찮은거냐. 말씀하신 것처럼 아버님 캐릭터가 엄청 강렬한데, 찾아보니까 이 분이 최연소 "무슈 드 파리"(당시 7세)더라고요. 한창 예쁜 것만 봐야 할때 사람이 죽어 나가는 걸 질리게도 봤으니 성격 망가지는건 당연한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역사상의 샤를 앙리 상송은 바람기가 있었다는데 어떻게 표현될지도 궁금합니다.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 ㅇㅇ 2014/06/28 18:50 # 삭제 답글

    무섭고 잔인하면서도 한편으론 아름다운 묘한 만화..
    근데 여자보다 남자만 너무 이쁘장하게 그리는거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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